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당내 경선이 진행중이던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서 열린 서울 선대위 발대식에서 ‘한반도 대운하’ 합수식을 한 뒤 합수된 물을 들어올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정 추기경 찾아 환담도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는 22일 서울 명동성당으로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하는 등 대선후보로서 이틀째 행보를 이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아침 당사로 출근하지 않고, 개인사무실인 견지동 안국포럼으로 나왔다. 이곳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 후보는 치열한 경선전을 치른 소감에 대해 “나는 큰일이 끝나도 달라지는 게 없다. 과거에 많은 일을 겪어서 그런 것 같다”며 “이제 테니스나 한번 쳐야겠다”고 홀가분함을 표시했다. 이 후보는 “당도 기업 시이오(최고경영자)형이 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며 전날에 이어 강도 높은 당 개혁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강재섭 대표는 이날 <와이티엔>(YTN)에 출연해 “한나라당이 그동안 공룡 같기만 하고 따뜻함이 없었다면 이를 한번 고쳐보자 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면서도 “경선 뒤 무슨 살생부를 놓고 억지로 치고 하는 그런 개념의 인적교체 청산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정진석 추기경을 찾아 전날에 이어 종교계 원로 면담을 계속했다.
이 후보는 전날인 21일 김영삼 전 대통령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만찬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의 고문으로 활동했던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배석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5%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이긴 것이 차라리 잘된 일이다. 큰 격차로 이겼으면 오만해질 수 있고 (본선에서)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는데 오히려 약이 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정권 교체인 만큼 배전의 노력을 다하자. 나도 돕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이르면 이번 주말께 후보 비서실 인선을 마친 뒤 다음주 여의도 당사로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대표실 옆에 20평 규모의 후보실을 마련해 놓은 상태다.
조혜정 기자, 연합뉴스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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