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오른쪽 맨 앞)가 28일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당 상임고문단 오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이날 박근혜 전 대표 쪽 최병렬·김용환·현경대 고문과 김용갑 의원 등은 불참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한구 정책위의장 “고치겠다” 의지
“철회는 못해” 대세…회의론도 만만찮아
“철회는 못해” 대세…회의론도 만만찮아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대표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놓고 당 안팎에서 수정·보완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28일엔 새로 선출된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대운하 보완론을 폈다.
이 의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무슨 정책이든 비판이 많으면 겸허하게 듣고 확인해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고치는 게 당연하다”며 “대운하는 굉장히 큰 프로젝트이므로 토목, 환경, 물 관리, 비용 대비 효과 등의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보완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분야별 전문가들에게 검토를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이 의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 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서도 “운하에 대한 비판 중에 상당 부분은 이해가 부족한 데서 나온 거라고 본다. 또 일부는 일리가 있다, 검토를 해볼 필요가 있다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장은 “운하는 물 관리, 재난·재해 대비, 농촌 거주환경 개선 등에서 선진국형 프로젝트”라며 “운하 공약을 철회할 가능성은 상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는 대운하에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경선 기간에 중립을 표방했던 한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도 운하를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많다”며 “경선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로서의 공약은 다른 만큼, 충분한 토론을 거쳐서 재검토할 시스템과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 쪽은 “운하 공약 철회는 결코 없다”며 “운하의 긍정적 효과를 홍보하면 찬성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30일 전남 구례에서 열리는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연찬회에도 이 후보 특강에 이어 대운하 공약 설명회 시간이 따로 잡혀 있다. 당내에서부터 대운하 공약을 설득해나가겠다는 의지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때 대표 상품으로 내세웠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 공약에 대해선 이 후보와 당 정책위 모두 수용 의사를 밝혔다.
이한구 의장은 “줄푸세 공약은 한나라당 경제 정책의 핵심이었다. 이는 당연히 수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도 지난 27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박 전 대표의 줄푸세 정책을 당 정책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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