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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실용주의 강화, 개혁 견제

등록 2005-04-03 18:18수정 2005-04-03 18:18

당 정체성 직결사안 분란소지
대야관계, 재보선 시험대 올라

열린우리당이 문희상 당의장을 정점으로 한 ‘제2기 지도부’를 구성함에 따라, 앞으로 정국운용 기조와 대야관계, 여권내 역학관계 등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신임 문 의장은 지난 2일 경선에서 ‘개혁과 민생의 동반성공’을 구호로 내걸었다. 경쟁 후보들이 선명한 개혁노선을 강조한 것과 견주면 분명히 실용 쪽에 무게가 실린 노선이다.

당선 기자회견에서 그가 취임 일성으로 국가보안법 대체입법론을 거론한 대목은 열린우리당의 향후 기조를 상징적으로 드러내준다. 그는 사실상 취임 첫날인 3일 서울 종로소방서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민생정치, 현장정치, 생활정치를 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자신과 보조를 맞춰온 염동연 의원이 2위로 상임중앙위원이 된 것도 문 의장의 힘을 배가시키는 요인이다. 문 의장은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현안에 대한 실용적인 기조를 더욱 강화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의장의 앞길이 자신의 구상만큼 순탄할지는 의문이다. 재야파를 대표한 장영달 의원과 개혁당 출신인 유시민 의원이 상임중앙위원으로 포진해 만만치 않은 견제세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선거과정에서 문 의장과 적지 않은 시각차를 드러냈다.


한명숙 상임중앙위원이 성향상 양쪽의 중간쯤에 위치한 점을 감안하면, 선출직 지도부는 어느 정도 실용과 개혁이 균형을 이뤘다고 평가할 만하다. 다만, 문 의장은 곧 지명직 상임중앙위원 2명을 추가로 지명해 세력보충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렇게 되더라도 보안법 등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사안을 놓고 의견이 맞서게 되면, 지도부가 언제든지 분란에 휩싸일 가능성은 남아있다.

당과 청와대의 관계는 한층 원활해질 전망이다. 문 의장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냈고, 염 의원도 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기 때문이다. 유시민·한명숙 상임중앙위원도 청와대 쪽과 각을 세울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 같다.

문 의장은 한나라당 쪽에도 일단 유화적인 손짓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그는 늘 ‘통합의 리더십’을 내세우며 대화론자임을 강조해왔다. 그렇지만 보안법과 과거사법, 사립학교법, 국민연금법 등 여야가 날서게 대립해온 현안들은 수두룩하다. 당장 4월 임시국회가 여야관계 정립의 1차 관문인 셈이다.

문 의장에게는 또 4·30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해 무너진 원내 과반 의석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맡겨져 있다. 이 문제 역시 정체성 훼손 논란에 쌓인 충남 공주·연기 지역 후보자를 잡음 없이 확정하는 문제부터 여간 녹록치 않다.

경선 후유증 극복과 당내 역량 결집도 그가 떠안아야 할 숙제다. 이번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물밑에서 진행돼온 정동영 통일부 장관 쪽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쪽의 대통령후보 쟁탈을 둘러싼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유시민 후보의 ‘반 정동영’ 발언으로 촉발된 당내 앙금도 상처로 남아 있다.

문 의장은 당분간 당내 화합에 주력하면서 이런 과제들을 차근차근 해결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당선 수락연설에서 “앞으로 계보도, 계파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듭 통합을 강조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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