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의장·상임중앙위원 예비경선을 거뜬히 통과했던 유시민·김원웅 의원과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참여정치연구회 3인방의 행로가 본선 무대에선 크게 엇갈렸다.
경선 과정에서 ‘계파정치’ 논란을 불러일으킨 유 의원은 예비선거에 이어 다시 ‘턱걸이’로 지도부 입성에 성공했다. 반면, 줄곧 여론조사 선두권을 달리던 김 전 장관은 불과 151표 차이로 탈락했다. 김 의원은 연설 내내 자신에 대한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를 공격하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7위에 그쳤다.
당내 정치에서 ‘재야’에 머물던 유 의원은 이번 경선에서 ‘에스엠(SM)계’란 말이 생겨날 정도로 숱한 논쟁을 일으켰고, 결국 당 중심부를 파고 들었다. 당내 일각에선 그가 앞으로 자신을 잠재적 대권 후보 반열에 올려놓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4·15 총선에 이어 연거푸 쓴 잔을 마셨다. 2003년 9월 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의 주한미군 훈련장 기습시위 사건을 이유로 한나라당이 주도한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자, 스스로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번번이 ‘명예회복’에 실패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유일한 원외 후보였던 게 (실패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전당대회 직후 기자들에게 “앞으로 평당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경남 김해갑 재보궐선거 출마 후보로 그의 이름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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