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학위 파문의 주인공인 동국대 교수 신정아(35)씨가 지난 7월16일 미국 뉴욕의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의 질문 공세 속에 공항을 급히 빠져 나가고 있다.
권력형 비리·추문으로 번져
의혹 공방 확산, 정책 대결·자질 검증 뒷전
통합신당 흥행 타격…이명박은 ‘맞불’카드
의혹 공방 확산, 정책 대결·자질 검증 뒷전
통합신당 흥행 타격…이명박은 ‘맞불’카드
“신정아씨 사건으로 참여정부의 도덕성, 나아가 진보정권 10년의 도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국민들에게 왜 집권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기가 더 어려워졌다.”(대통합민주신당 관계자)
“35% 안팎이던 노무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이번 사건으로 20%대로 추락할 것 같다.”(청와대 핵심 관계자)
대선을 석 달 남짓 앞두고 불거진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사건의 그림자가 정치권 전체를 뒤덮고 있다. 사건 실체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진 않았지만, 한 미술전공 여교수의 학력위조 사건이 권력 핵심부와 연결되면서, 대선판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사건이 전면화한 시점부터가 미묘하다. 대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일종의 권력형 추문으로 비화하면서 대선 지형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다.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하는 대선판에서 석 달이란 시간은 공·수 어느 쪽이든 너무 짧다.
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로 꼽혀온 노 대통령의 ‘좌절’이 이 사건의 최대 후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대선에 사실상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부단히 공언해 왔고, 이를 실천에 옮겼다. 측근비리나 권력형 비리가 없다는 도덕적 자신감 속에 대선국면에서도 할말은 한다는 기조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사람들은 자조적 분위기에 빠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을 잘 풀면 노 대통령 지지율이 50%대까지 진입할 수도 있다고 내심 기대했다”며 “그렇게 되면 야당의 참여정부 공격의 효용성에 의문이 생기고, 범여권에서도 참여정부 계승발전론이 힘을 얻을 수도 있다고 봤는데, 이번 사건으로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도덕적 권위가 크게 실추되면서 노 대통령의 발언력이 약화된 것이다. 대선판의 주요 변수 중 하나가 이번 사건으로 상당 부분 무력화된 셈이다.
통합신당 국민경선이 무대 뒤로 사라지고 있다. ‘완전 국민경선’에다 모바일 투표까지 도입한 통합신당의 경선은 이 사건의 여파로 흥행에 큰 타격을 입었다. 가뜩이나 시원찮은 ‘그들만의 리그’라는 평을 받았던 경선이 대형 악재를 만난 셈이다. 통합신당 국민경선위 관계자는 “국민경선을 통해 후보가 뽑히더라도 대중과 언론의 각광을 받지 못하면 지지율 상승에 탄력이 붙기 어렵다”고 걱정했다.
노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이른바 ‘친노’로 분류되는 통합신당 대선후보들의 입지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자칫 친노진영 전반의 쇠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통합신당이 더욱 뼈아픈 대목은 이번 사건으로 재집권의 당위성에 대한 설득의 근거가 허물어진 점이다. 통합신당 관계자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가장 약한 고리가 도덕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참여정부의 도덕성에 금이 갔다”며 “왜 앞으로 5년을 더 진보정권으로 이어가야 하는지 국민들에게 설명하기 어렵게 된 것이 가장 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신정아씨 사건의 폭풍 속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많다. 이 후보에 대한 검증을 벼르고 있는 범여권에 대해 한나라당은 신씨 사건 등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맞불을 놓을 수 있게 됐다. 당장 ‘이명박 국감’이 될 것으로 예측됐던 정기국회가 ‘신정아 국감’이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의 홍준표 ‘권력형 비리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저쪽(범여권)이 이명박 네거티브를 퍼부을 기회를 주지 않는 게 최선의 전략이다. 범여권이 기회를 가질 수 없도록 융단폭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형 비리 의혹을 둘러싼 공방 와중에 후보간 정책 대결이나 자질 검증도 사라질 수 있다. 임석규 황준범 기자 sky@hani.co.kr
통합신당이 더욱 뼈아픈 대목은 이번 사건으로 재집권의 당위성에 대한 설득의 근거가 허물어진 점이다. 통합신당 관계자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가장 약한 고리가 도덕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참여정부의 도덕성에 금이 갔다”며 “왜 앞으로 5년을 더 진보정권으로 이어가야 하는지 국민들에게 설명하기 어렵게 된 것이 가장 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신정아씨 사건의 폭풍 속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많다. 이 후보에 대한 검증을 벼르고 있는 범여권에 대해 한나라당은 신씨 사건 등 권력형 비리 의혹으로 맞불을 놓을 수 있게 됐다. 당장 ‘이명박 국감’이 될 것으로 예측됐던 정기국회가 ‘신정아 국감’이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의 홍준표 ‘권력형 비리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저쪽(범여권)이 이명박 네거티브를 퍼부을 기회를 주지 않는 게 최선의 전략이다. 범여권이 기회를 가질 수 없도록 융단폭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형 비리 의혹을 둘러싼 공방 와중에 후보간 정책 대결이나 자질 검증도 사라질 수 있다. 임석규 황준범 기자 sk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