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후보. 사진 김종수 기자.
대학4학년이면? 방송기자 준비
군 가산점제? 호봉으로 배려해야
군 가산점제? 호봉으로 배려해야
<한겨레>는 정동영 후보에게 ‘100인 유권자위원회’ 위원들이 보내온 질문들을 전달했다. 정 후보 쪽에서는 “민주당과는 가치와 지향점에서 뿌리가 같기에 후보로 확정되면 바로 합당과 단일화협상에 나서겠다”며 “민주노동당과는 정책연대는 가능하다”고 답했다.
-본인 스스로 판단했을 때 도덕성이 100점 만점으로 쳤을때 몇 점이라고 생각하나.(현상훈·31·회사원·경북)
=공직자로서의 도덕성에 문제가 없다. 90점 이상으로 생각한다.
-삼국지에서 어느 인물을 가장 좋아하는지 묻고 싶다. (이기은·20·대학생·서울)
=관우. 덕과 의리, 실력을 갖췄다.
-당신이 현재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이라면, 미래에 대한 어떤 꿈과 계획을 세우겠나.(이화영·24·대학생·서울)
=다시, 제2의 ‘월터 크롱카이트’를 꿈꾸며 방송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 같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와 동성애자, 성전환자 등을 위한 ‘성소수자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박강성주·31·대학원생·서울)
=특정 신념을 인정하는 다문화사회는 우리의 목표이다. 대체 복무가 병역 기피로 악용될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엄격히 판정하고 긴 대체 복무를 통하여 공정성을 기해야 한다. 동성애자, 성전환자 뿐만 아니라, 누구도 신체적인 특성을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받아서는 안된다. -필요하다면 민노당과도 단일화를 할 수 있나. 민주당과의 합당은 어떻게 생각하나. (장명욱·26·대학생·부산) =민주노동당과 정책 연대는 가능하나 선거공조는 힘들지 않을까. 민주당과는 가치, 지향점에서 뿌리가 같다. 후보로 확정되면 바로 합당, 단일화 협상에 착수하겠다. -군필자 가산점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김민수·20·대학생·부산) =현실적으로 취업 자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쉽지 않다. 취업한 뒤에 복무 기간에 따라 호봉같은 방식으로 배려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최근 10년간 도덕적 의무와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례 5가지 이상을 밝혀 달라. (박만교·45·건설업·대전) =1) 책임을 졌다. 2004년, 2006년 선거 결과와 발언에 책임을 졌다. 2) 몸을 던졌다. 2000년 정풍 운동 때 할 말을 분명히 했다. 3)최선을 다했다.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 끝까지 달렸다. 4)약속을 지켰다. 2002년 노무현 후보를 끝까지 도왔다. 5)무에서 유를 만들었다. 2004년 통일부장관으로 가서 설계도뿐인 개성공단을 5개월 15일만에 현실로 바꿔냈다. 6) 평화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2005년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전쟁불가, 핵 폐기, 정상회담 추진 같은 언약을 받아냈다. -두 아들이 미국에서 공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학과 전문대학의 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싶은 정책이 있으시면 소개해 달라.(황남성·44·교수·대구) =첫째, 분야별 세계 5위권 대학을 20개 분야에 걸쳐 육성하겠다. 인문학·수학·물리학·화학·항공우주·정보기술·바이오기술·나노기술·메카트로닉스·반도체 등 분야다. 둘째, 교육중심대학을 특화시키겠다. 학부 중심 대학은 21세기 사회인을 키워내는데 집중할 것이다. 셋째, 직업 및 평생교육중심대학을 특화시키겠다. -참여정부의 실패에 대한 노무현 다음으로 책임이 막중한데 대한 철저한 반성이 왜 없나. (김노식·40·회사원·전북) =죄송하다. 여러 자리에서 분당과 분열에 대해 사과했다. 참여정부의 실패라면 통일외교안보 분야는 통일부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위원장을 1년2개월 했다. 그때 문제가 있다면 내 책임이다. 여당의 실패에 대해서는 두 차례 8개월간 의장을 했으니 책임이 있다. 선거 시기여서 선거 결과는 제 책임이지만 정기국회 운영 등은 제 영역이 아니라고 본다. 정리/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 인터뷰 후기 나서고 물러섬 능했지만…“창의적 발상 모자라” 언젠가 송영길 통합신당 의원이 정동영 후보를 이렇게 비유했다. 깎아놓은 밤톨같다고. 반듯하고 매끄러우나, 수더분한 여백의 미는 느끼기 힘들다는 얘기다. 그래서인가, 송 의원은 손학규 후보 쪽에서 일하고 있다. 박원순 변호사가 이곳저곳 날카롭게 찔러보는데, 이를 막아내는 솜씨가 깔끔하다. 군더더기 하나없는 말솜씨는 듣는 사람도 허리를 곧추세우게 한다. 답변이 길어질라치면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라며 넘쳐나는 말들을 담아낼 틀을 먼저 제시한다. 자신을 가리키는 1인칭 주어도 ‘저’가 아니다. “정동영이가 앞장섰습니다”, “정동영이 해냈습니다”라는 식이다. 자신을 객관화시키고 당당하게 보이도록 하는데 효과적이다. 박 변호사의 집요한 추궁에 한명숙 후보가 설득과 호소를 통한 방어에, 유시민 후보는 질문자체의 허점을 파고드는 반격에 주력했다면, 정 후보는 나서고 물러섬이 능란했다. 열린우리당 의장과 통일부 장관을 거치며 쌓은 ‘세력’도 그의 자산이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 내내 박영선 김현미 정청래 의원 등이 옆자리를 지키며 수시로 정 후보를 거들거나 추임새를 넣었다. 특히 정청래 의원은 “후보가 스스로 말하기 쑥쓰러운 문제이니 대신 설명하겠다”고 자청해가며 긴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의 ‘개성’이 후보의 고유한 색체로까지 번지는 경우도 왕왕있겠다 싶었다. 정 후보는 준비 정도도 남달랐다. 자리를 일어설 무렵에는 “앞서 한명숙 후보 인터뷰를 보니까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뭘 할거냐고 물어보시던데, 제게는 안 물어보시나.”라고 오히려 질문을 요청했다. 물론 참모들의 꼼꼼한 일처리 솜씨 덕이겠지만, 미리 인터뷰 내용을 점검하고 대비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터뷰 뒤 박 변호사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았다. “지난 5년 내내 대통령에 나갈 준비를 해왔을 텐데 깊이가 기대만 못하다. 여전히 하드웨어적인 접근만 하지, 창의적인 발상이 모자란다.” 유시민 후보에 대한 서운함도 뼈에 사무쳐 있는 듯했다. 박 변호사가 ‘인터뷰 때 유 후보한테 오히려 당했다’고 하자 “세상을 거꾸로 보고 거꾸로 말하는 게 재미는 있는데, 정치하려면 똑바로 보고 똑바로 말해야지. 버릇을 좀 고쳐주고 오지 그랬느냐”고 말했다. 또 열린우리당 창당 때 유 후보가 ‘반역’에 앞장섰다고도 했다. ‘포용이 최고의 전략’이라는데, 앞으로 눈여겨 볼 대목이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특정 신념을 인정하는 다문화사회는 우리의 목표이다. 대체 복무가 병역 기피로 악용될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엄격히 판정하고 긴 대체 복무를 통하여 공정성을 기해야 한다. 동성애자, 성전환자 뿐만 아니라, 누구도 신체적인 특성을 이유로 부당하게 차별받아서는 안된다. -필요하다면 민노당과도 단일화를 할 수 있나. 민주당과의 합당은 어떻게 생각하나. (장명욱·26·대학생·부산) =민주노동당과 정책 연대는 가능하나 선거공조는 힘들지 않을까. 민주당과는 가치, 지향점에서 뿌리가 같다. 후보로 확정되면 바로 합당, 단일화 협상에 착수하겠다. -군필자 가산점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김민수·20·대학생·부산) =현실적으로 취업 자체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쉽지 않다. 취업한 뒤에 복무 기간에 따라 호봉같은 방식으로 배려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다. -최근 10년간 도덕적 의무와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례 5가지 이상을 밝혀 달라. (박만교·45·건설업·대전) =1) 책임을 졌다. 2004년, 2006년 선거 결과와 발언에 책임을 졌다. 2) 몸을 던졌다. 2000년 정풍 운동 때 할 말을 분명히 했다. 3)최선을 다했다.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 끝까지 달렸다. 4)약속을 지켰다. 2002년 노무현 후보를 끝까지 도왔다. 5)무에서 유를 만들었다. 2004년 통일부장관으로 가서 설계도뿐인 개성공단을 5개월 15일만에 현실로 바꿔냈다. 6) 평화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2005년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전쟁불가, 핵 폐기, 정상회담 추진 같은 언약을 받아냈다. -두 아들이 미국에서 공부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학과 전문대학의 발전을 위해 추진하고 싶은 정책이 있으시면 소개해 달라.(황남성·44·교수·대구) =첫째, 분야별 세계 5위권 대학을 20개 분야에 걸쳐 육성하겠다. 인문학·수학·물리학·화학·항공우주·정보기술·바이오기술·나노기술·메카트로닉스·반도체 등 분야다. 둘째, 교육중심대학을 특화시키겠다. 학부 중심 대학은 21세기 사회인을 키워내는데 집중할 것이다. 셋째, 직업 및 평생교육중심대학을 특화시키겠다. -참여정부의 실패에 대한 노무현 다음으로 책임이 막중한데 대한 철저한 반성이 왜 없나. (김노식·40·회사원·전북) =죄송하다. 여러 자리에서 분당과 분열에 대해 사과했다. 참여정부의 실패라면 통일외교안보 분야는 통일부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위원장을 1년2개월 했다. 그때 문제가 있다면 내 책임이다. 여당의 실패에 대해서는 두 차례 8개월간 의장을 했으니 책임이 있다. 선거 시기여서 선거 결과는 제 책임이지만 정기국회 운영 등은 제 영역이 아니라고 본다. 정리/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정동영 주요정책
■ 인터뷰 후기 나서고 물러섬 능했지만…“창의적 발상 모자라” 언젠가 송영길 통합신당 의원이 정동영 후보를 이렇게 비유했다. 깎아놓은 밤톨같다고. 반듯하고 매끄러우나, 수더분한 여백의 미는 느끼기 힘들다는 얘기다. 그래서인가, 송 의원은 손학규 후보 쪽에서 일하고 있다. 박원순 변호사가 이곳저곳 날카롭게 찔러보는데, 이를 막아내는 솜씨가 깔끔하다. 군더더기 하나없는 말솜씨는 듣는 사람도 허리를 곧추세우게 한다. 답변이 길어질라치면 “이렇게 말씀드리겠습니다”라며 넘쳐나는 말들을 담아낼 틀을 먼저 제시한다. 자신을 가리키는 1인칭 주어도 ‘저’가 아니다. “정동영이가 앞장섰습니다”, “정동영이 해냈습니다”라는 식이다. 자신을 객관화시키고 당당하게 보이도록 하는데 효과적이다. 박 변호사의 집요한 추궁에 한명숙 후보가 설득과 호소를 통한 방어에, 유시민 후보는 질문자체의 허점을 파고드는 반격에 주력했다면, 정 후보는 나서고 물러섬이 능란했다. 열린우리당 의장과 통일부 장관을 거치며 쌓은 ‘세력’도 그의 자산이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 내내 박영선 김현미 정청래 의원 등이 옆자리를 지키며 수시로 정 후보를 거들거나 추임새를 넣었다. 특히 정청래 의원은 “후보가 스스로 말하기 쑥쓰러운 문제이니 대신 설명하겠다”고 자청해가며 긴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의 ‘개성’이 후보의 고유한 색체로까지 번지는 경우도 왕왕있겠다 싶었다. 정 후보는 준비 정도도 남달랐다. 자리를 일어설 무렵에는 “앞서 한명숙 후보 인터뷰를 보니까 대통령이 되면 가장 먼저 뭘 할거냐고 물어보시던데, 제게는 안 물어보시나.”라고 오히려 질문을 요청했다. 물론 참모들의 꼼꼼한 일처리 솜씨 덕이겠지만, 미리 인터뷰 내용을 점검하고 대비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인터뷰 뒤 박 변호사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았다. “지난 5년 내내 대통령에 나갈 준비를 해왔을 텐데 깊이가 기대만 못하다. 여전히 하드웨어적인 접근만 하지, 창의적인 발상이 모자란다.” 유시민 후보에 대한 서운함도 뼈에 사무쳐 있는 듯했다. 박 변호사가 ‘인터뷰 때 유 후보한테 오히려 당했다’고 하자 “세상을 거꾸로 보고 거꾸로 말하는 게 재미는 있는데, 정치하려면 똑바로 보고 똑바로 말해야지. 버릇을 좀 고쳐주고 오지 그랬느냐”고 말했다. 또 열린우리당 창당 때 유 후보가 ‘반역’에 앞장섰다고도 했다. ‘포용이 최고의 전략’이라는데, 앞으로 눈여겨 볼 대목이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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