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반기업당’ 인식 바꾸려 전경련 등 방문 계획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가 ‘대기업 노조당’, ‘반기업당’의 부정적인 인상을 털고 외연을 넓히려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권 후보는 17일 낮 국회 귀빈식당으로 뉴코아 노조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 30여명을 초청해 점심을 함께 들었다. 권 후보는 이 자리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속시원하게 해결해주면 좋겠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어 안타깝다”며 “전체 비정규직이 모여, 정부도 기업도 함부로 비정규직을 쓰거나 자르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권 후보의 민생탐방 첫 일정으로, 민주노동당이 그동안 비정규직 문제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자성’에서 준비됐다. 권 후보는 또 추석 전에 중소기업 생산직 노동자와 장기투쟁 사업장 등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비정규직 철폐 등을 약속할 계획이다.
민주노동당과 함께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운동을 1년 가까이 벌여온 음식업중앙회·미용사협회 등과의 간담회도 추진한다. 정부가 오는 11월부터 간이과세 사업장의 수수료율을 1~1.5%포인트 내릴 방침을 밝혔지만, 상인들은 간이과세 사업장 대부분은 가맹점이 아니어서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권 후보는 상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법률 개정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권 후보는 ‘민주노동당이 집권하거나 다수당이 되면 경제가 어려워진다’는 경제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도 힘을 쏟을 생각이다. 18일엔 중소기업 사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은행 대출기준 완화 △대기업과의 하도급 관계 개선 △이주노동자 노동비자 발급 등 중소기업 지원·육성방안을 제시한다.
추석 뒤엔 전경련과 경총 등도 방문해 ‘민주노동당은 대기업의 불법·탈법적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지, 기업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라는 뜻을 전달하며 대화의 물꼬를 틀 예정이다. 권 후보가 집회가 아닌 목적으로 이들 경제단체를 찾는 것은 처음이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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