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통령’을 표방해 온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1일 미얀마(버마) 민주화 시위의 본질을 궁핍한 경제 문제에서 찾았다.
이 후보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버마에 45년째 군사독재 정권이 들어와 있는데, 88년도에 민주화 운동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는데, 다시 사망 사태가 났다. 주된 이유가 기름값 오르고 민생이 핍박해져서 그렇다”며 “우리에게 많이 참고할 만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장경제를 지지하는 국가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버마는 1960년대 우리보다 훨씬 잘사는 나라였는데 이제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 미얀마는 170달러가 됐다. 이러니 역시 ‘버마식 사회주의’를 주장하는 쿠데타가 있어났다”며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 하는 한국이 올바른 길로 가고 있다. 올바른 리더십만 되면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본보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시위가 촉발한 원인이 과도한 기름값 인상이었기 때문에 이를 지적한 것”이라며 “이 후보도 버마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평소 이 후보가 먹고 사는 경제 문제를 중시하며, 정치적 억압에 맞선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상대적으로 소홀히하는 시각과 맞닿아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상임활동가는 “버마 국민들은 부정부패에 물든 독재정권 때문에 정치·경제적으로 고통받아 왔고, 이번 시위도 그런 체제를 무너뜨리자는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라고 전제한 뒤 “이 후보의 그간의 발언을 보자면, 부정부패·독재정권에 맞서 지금의 경제발전을 가능하게 한 민주화 세력을 폄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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