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부대 파병 연장에 반대하는 여야 의원들이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고진화·배일도 한나라당, 이영순 민주노동당, 손봉숙 민주당, 임종인 무소속, 정청래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통합신당 유재건·조성태…한나라당 고진화·배일도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이 24일 이라크 주둔 자이툰부대의 파병 연장 동의안에 대해 각각 반대, 찬성 당론을 사실상 확정했다. 그러나 두 당 내부에서 당론에 반대하는 기류가 나타나면서, 국회 본회의 통과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이탈표의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통합신당의 경우 친노 의원들이 파병 연장에 찬성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과 달리 대부분 반대 뜻을 밝힘에 따라, 이탈표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내 지도부가 진행하고 있는 파병 연장 반대 서명에 이날까지 소속 의원 141명 가운데 71명이 서명했으며, 윤호중·이화영·유기홍·김형주·이광철·김태년 등 친노 진영 의원 18명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 22일 정동영 대통령후보와 4인 공동선대위원장의 회동에서 파병 반대에 대해 가장 원칙적인 태도를 보인 사람도 이해찬 전 총리였다고 한다. 친노 의원들은 “한-미 동맹도 중요하지만, 국민과의 약속이 더 중요하다”는 당 지도부의 논리를 적극 수용하는 분위기다. 민병두 대선기획단 전략기획실장은 “파병 연장 찬반은 친노-반노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재건·조성태 의원 등 몇몇 보수 성향 의원들은 당론에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조성태 의원은 “당론 자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시민 의원 등 의견 표명을 꺼리고 있는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이탈할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다.
한나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찬성 당론을 정식으로 채택하지는 않았으나, 고진화·배일도 의원 등 단 2명을 빼고는 반대하는 의원이 거의 없었다.
이명박 대통령후보는 전날 찬성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이날 의총에 참석해 파병 연장 동의안을 통과시켜줄 것을 거듭 당부했다. 이 후보는 “한-미 관계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자원전쟁에 있어 이라크라는 나라를 가까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미 관계, 미래 경제외교, 복구사업 등 모든 것을 감안해 (파병을) 연장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당론을 채택하려 했으나, 이라크 파병 반대 소신을 지켜온 고진화 의원이 반대 토론을 요구하자, 이재오 최고위원이 “정부의 파병 연장 동의안이 국회에 넘어오면 의견을 모아 당론을 결정하자”고 무마에 나서 일단 절차를 미뤘다.
한편, 통합신당 정청래, 한나라당 고진화·배일도, 민주노동당 이영순, 민주당 손봉숙, 무소속 임종인 의원 등 6명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 파병 연장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지은 권태호 기자 jieuny@hani.co.kr
이지은 권태호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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