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케이 사건 관련, 이명박 후보 쪽 해명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나
이명박 후보 해명 ‘진실이다’ 22% ‘아니다’ 47%
이후보 지지층 62%는 ‘연루됐어도 지지’
이후보 지지층 62%는 ‘연루됐어도 지지’
〈한겨레〉가 의뢰해 ‘리서치플러스’가 27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 공방이 점점 불거짐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지지율 고공행진은 변함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두 달 남은 대선 기간동안 비비케이 사건이 이 후보의 발목을 잡을 변수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이 후보가 얻은 지지율 53.4%는 비비케이 공방이 본격화될 무렵인 지난 17일 조사(54.2%)와 거의 차이가 없다. 이 후보의 지지율을 비비케이 공방이 달아오르기 시작하던 지난 17일 조사와 비교하면, 30대(50.7%→42.1%), 학생층(59.9%→51.5%), 경기(59.3%→51.2%)에서는 8.1~8.6%포인트 떨어지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50대(57.6%→64.7%), 영남(59.3%→63.6%) 등 한나라당 핵심지지층의 지지율이 더 올라가는 등 ‘위기시 결집현상’이 일어났고, 텃밭인 서울의 지지율도 요지부동이어서(59.6%→59.1%) 이 후보의 전체 지지율을 떠받쳤다.
그러나 ‘비비케이 주가조작 의혹이 대선 후보 선택에 영향을 주는가’라는 물음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62.5%로 매우 높게 나타난 것은, 이 사건이 유권자들의 표심 밑바닥에 잠재적 요소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비비케이 사건에 대한 이 후보 해명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진실이다’라는 답변은 22.8%에 그친 반면, ‘진실이 아니다’는 답변이 47.6%로 배를 넘었다. 심지어 이 후보 지지층에서 조차도 ‘진실이 아니다’는 응답이 32.4%로, ‘진실이다’는 응답(32.5%)과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비비케이를 비롯한 ‘검증’ 요소가 어느 순간 결정적으로 불거질 경우 이명박 후보의 고공행진에 얼마든지 균열이 올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후보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비비케이 사건에 이 후보가 연루돼 있어도 계속 지지한다’는 응답은 62.2%에 이르렀다. 이는 현재 이 후보의 지지율을 버티고 있는 주요한 지점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루돼 있으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26.2%에 이르렀다. 여론조사 응답자들이 답변대로 행동한다면, 비비케이 사건에 이 후보가 연루됐다고 밝혀질 경우, 이 후보 지지율은 30%대(33.2%~39.4%)로 줄어드는 것으로 계산된다. 비비케이 사건이 겉으로는 이 후보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속으로 곪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유권자들이 이 후보의 도덕성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데다, 병역·학군·부동산 등과 달리 비비케이는 내용이 너무 어려워 현재 이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여야 공방 수준이 아니라, (검찰 수사 등) 이 후보가 비비케이의 당사자로 판명된다면 다른 문제와 결부돼 화학반응을 일으킬 소지는 충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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