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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명박 후보 돕는 ‘5년전 이회창 보좌진’ 곤혹

등록 2007-11-02 23:57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대선출마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2년 대선에서 이 전 총재를 보좌했던 의원들이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과거에 모셨던 주군과 현재 모시는 주군이 올연말 대선에서 맞붙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걱정'을 하면서 가급적 말을 아끼며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

지난 대선 당시 이 전 총재의 후보비서실장이었던 권철현 의원은 2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유구무언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명박(李明博)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권 의원은 "어제 이 전 총재와 점심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는데 언론의 관심이 집중돼 약속을 취소했다"면서 "지금까지는 가끔 전화를 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제 만나서 이야기를 풀어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총재의 정책특보를 맡았던 나경원 대변인은 "출마하지 않으실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말하기 힘든 입장"이라며 말을 아꼈다. 나 대변인은 그러나 "출마를 하시면 어쩔 수 없이 비판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법무특보를 역임했던 김정훈 의원도 "직접 모셨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당장 이야기하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당의 방침이 정해지면 확실히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측 인사들도 대체로 이 전 총재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나 온도차가 느껴지는 분위기다.

친박계 좌장격으로 이 전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무성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 `이 전 총재가 출마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이 전 총재가 최종 결심을 하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도리는 공격보다 왜 이런 마음을 갖게 됐는지 내용을 파악하고, 예를 갖춘 대화를 통해 협상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경선캠프에서 핵심역할을 맡았던 한 의원은 "인간적으로 괴롭다.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될 수 밖에 없다"며 이 전 총재가 출마할 경우 도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승관 이승우 기자 hum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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