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옵셔널벤처스코리아(BBK의 후신)의 주가조작 횡령자금 중 일부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공동대표였던 엘케이이(LKe)뱅크 계좌로 입금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정봉주 통합신당 의원
“이 후보 측근이 입금” 한나라 “사업청산 뒤”
“이 후보 측근이 입금” 한나라 “사업청산 뒤”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의 횡령자금 일부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공동대표였던 엘케이이(LKe)뱅크 계좌로 흘러들어갔다고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4일 주장했다.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 후보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주가조작 사건에 이용된 옵셔널벤처스의 횡령자금 384억원 가운데 54억원이 이명박 후보가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엘케이이뱅크 계좌로 입금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번주 안에 물증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엘케이이뱅크에 54억원을 수표로 입금한 장본인이 바로 이 후보의 측근 이진영씨”라며 “이 후보가 횡령사건의 공동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검찰 수사기록에는 2001년 7월30일에 50억, 10월16일에 54억 등 모두 104억원의 횡령자금이 오리엔스캐피탈에 입금된 것으로 나온다. 오리엔스캐피탈이 비비케이에 투자한 돈은 47억원이다. 투자액수의 2배가 넘는 돈을 돌려받은 셈이다.
정 의원의 주장은 10월16일 오리엔스캐피탈에 입금됐다는 54억원이 실제로는 엘케이이뱅크로 입금됐다는 것이다. 54억원이 오리엔스캐피탈로 입금된 것처럼 장부를 꾸며놓고 엘케이이뱅크로 빼돌린 게 아니냐는 얘기다.
김경준씨는 미국으로 도피하기 전에 옵셔널벤처스 횡령자금으로 비비케이 주요 투자자들에게 돈을 갚았다. 돈을 되돌려받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 후보와 밀접한 사이였다. 오리엔스캐피탈의 대표 조아무개씨도 이 후보의 대학 동문이었다.
횡령자금 일부가 엘케이이뱅크로 흘러들어간 것은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정 의원의 해석이다. 한나라당 검증 청문회 당시 한 검증위원은 “김경준씨가 얼마든지 횡령자금을 가지고 미국으로 갈 수 있었는데도 이상하게 이 후보 주변 인물들의 돈은 다 갚고 갔다”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엘케이이뱅크에 54억원이 입금됐다는 시점은 이 후보가 김경준씨와 사업 관계를 청산한 이후”라고 말했다. 이 모든 일을 김경준씨가 했으며 이 후보는 잘 몰랐다는 반박이다. 오리엔스캐피탈로 54억원이 송금된 것으로 돼 있는 검찰 수사기록에 대해서도 “옵셔널벤처스 직원이 착각해서 잘못 진술한 것을 (검찰이)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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