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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여당→야당→무소속 후보로

등록 2007-11-07 19:44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정치 역정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정치 역정
이회창, 세번째 대선 도전까지
‘세풍’ ‘차떼기’로 오명
올초 “정계복귀 없다”
선거 42일 앞두고 뒤집어
‘여당 대통령후보에서 야당 대통령후보로, 그리고 무소속 대통령후보까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도전사는 ‘치욕’과 ‘회한’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에 걸친 대선 도전은 대세론으로 시작됐으나 결국 역전패로 끝을 맺었다. 이 전 총재는 이제 다시, 하지만 더욱 강경해진 ‘보수 대연합’, ‘좌파정권 교체’란 깃발을 들고 뒤늦게 대선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지율 2위의 무소속 후보라는 여태 서보지 않은 낯선 출발선상에 선 이 전 총재의 정치 역정을 거슬러 봤다.

대법원 판사→대법관→감사원장→국무총리. 그의 40년 가까운 법조·관직 생활은 거침없는 승승장구였다. ‘대쪽’, ‘소신’이란 별명도 이때 비롯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던 1989년엔 서울 영등포 등의 재선거 혼탁을 비판하며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 심정으로’ 당시 노태우 대통령과 야당 총재들에게 경고장을 보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공직생활은 사실상의 경질로 끝맺었다. 93년 12월 국무총리에 임명됐지만, ‘외교, 안보 보고라인’ 문제 등을 두고 김영삼 대통령과 충돌해 127일 만에 사퇴했다.

96년 1월, 15대 총선을 앞두고 이 전 총재는 여당이던 신한국당 선대위 의장으로 전격 영입됐다. 그로부터 1년 반 뒤인 97년 7월 그는 50%가 넘는 지지율로 신한국당의 대선후보가 된다. 하지만 거푸 닥쳐온 악재가 그에게 첫 대선 좌절을 안긴다. 두 아들의 병역 의혹과 당내 경선에 불복한 이인제 의원의 탈당과 출마, 늘 길항관계이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탈당 등이 겹치면서 그는 39만표 차이로 당시 김대중 후보에게 패한다. 여당 후보 최초의 대선 패배였다.

이 후보는 8달여 뒤 한나라당 총재로 복귀하지만 23개 기업에서 166억원의 대선자금을 불법모금했다는 이른바 ‘세풍’ 사건으로 동생 이회성씨가 구속되면서 다시 시련기를 맞아야 했다. 하지만 그는 2000년 16대 총선 때 자신의 후견인이던 김윤환 전 의원을 비롯해 이기택 전 의원 등 반대파를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키고 과반에 가까운 133석을 얻어 당을 장악한다. ‘제왕적 총재’란 말도 이즈음 등장했다.

2002년 대선은 또다시 그를 외면했다. 아들 병역비리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대선 한 달 전 극적으로 이뤄진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와 정몽준 국민승리 21 후보의 단일화로 이 전 총재는 노 후보에게 57만여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그는 이듬해 이른바 ‘차떼기’로 불리는 한나라당의 불법대선자금 모금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인생을 사실상 끝맺음 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인고의 세월을 보내던 이 전 총재는 지난해 12월 한 특강에서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있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하면서 정계 복귀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는 결국 7일의 대선 3수 선언으로 이어졌다. “정계 복귀는 없다”던 올초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내던져졌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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