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치 장비·약품 달라”
북한 국가수의방역위원회는 8일 남쪽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내, 조류독감 퇴치에 필요한 장비와 약품을 제공해줄 것을 남쪽에 공식 요청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북한에서 발생한 조류독감과 관련된 정보 제공을 요청하고 적극 협력할 의사가 있다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전달한 바 있다.
북쪽은 이 전화통지문에서 “지난 2월25일 북한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으며, 병에 걸렸거나 의심되는 닭 21만여마리를 전부 매몰 처리했다”고 알려왔다. 북쪽은 두차례에 걸쳐 유전자 분석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이번에 발병한 조류독감은 ‘H7’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주변 국가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철새들에 의해 이동 전파된 것으로 추측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쪽이 필요한 장비와 약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며 “전문가 및 관련 부처 협의를 통해 필요한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재홍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질병연구부장은 “‘H7’ 바이러스는 9가지 변종이 있어, 지금으로선 북에서 발병한 바이러스가 어느 종류인지 분명치 않다”며 “다만 진단 장비와 소독약 등 조류독감 방제에 필요한 기본적인 장비들은 구체적인 정보가 없어도 이른 시일 안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7’ 바이러스는 인체에 감염되긴 하지만 대부분 결막염 등 가벼운 증세만 보이는 등 동남아를 휩쓴 ‘H5N1’ 바이러스처럼 치명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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