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집어 본 BBK 사건] 이후보 언론에 “BBK 세워 펀드 묻고있다”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41)씨가 16일 한국으로 송환됐다. 김씨는 어떤 사람이고, 비비케이 사건이란 무엇이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는 어떤 관계인지 정리했다.
① 비비케이(BBK)란? =재미교포 김경준씨가 1999년 4월27일 설립한 투자자문회사다. 고객의 돈을 투자받아 불려주는 펀드 회사다. 김경준과 부인 이보라, 친구 바비(오영석)의 영문 이니셜을 딴 미국식 회사 이름으로 알려져있다. 2001년 3월 삼성생명이 투자한 돈의 수익률을 속이기 위해서 펀드운용보고서를 위조했다가 금융감독원에 적발돼 투자자문업 등록이 취소됐다.
‘비비케이 주가조작 사건’이란, 비비케이가 영업 정지될 무렵인 2001년 3월 김씨가 광은창투를 인수해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이름을 바꾼 뒤, 이 회사가 외국기업에 인수·합병된다는 설을 퍼뜨려 주가를 급등시키고, 회삿돈 384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사건을 말한다.
② 김경준은 누구? =김씨는 6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코넬대 경제학과를 나와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사,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받은 뒤 모건스탠리, 샐러먼스미스바니 등 대형 증권사에서 일하며 펀드매니저로 이름을 날렸다. 이명박 후보와는 1990년대 중반 부모와 누나(에리카 김)의 소개로 만난 것으로 알려져있다. 김씨는 1999년 4월 비비케이를 설립하고, 2000년 2월엔 이명박 후보와 엘케이이(LKe)뱅크라는 인터넷 금융회사를 공동설립했다.
③ 이명박-김경준-비비케이는 어떻게 얽혀있나 =이 후보가 비비케이 대표인 김경준씨와 함께 엘케이이뱅크를 설립했다는 점 때문에 ‘비비케이 사건에 이명박 후보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와 비비케이(김경준)는 당시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빌딩 17층에 같은 사무실을 썼고, 이 후보는 2000년 10월과 이듬해 3월 언론 인터뷰에서 “비비케이를 설립해, 펀드를 묻고 있다”고 홍보했다. 당시 비비케이를 자매회사로 소개한 엘케이이뱅크 홍보물, ‘이명박 회장’이라는 이름 아래 ‘BBK투자자문-LKe뱅크-e뱅크증권’이 나란히 적힌 명함 등도 만들어졌다. 또 김씨의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조작에 엘케이이뱅크 계좌도 동원됐다.
김씨는 “비비케이는 100% 이명박의 회사”라고 주장하지만, 이 후보 쪽은 “비비케이와 이 후보는 무관하다. 김경준의 주가조작 및 횡령은 이 후보와 관계를 정리한 2001년 4월18일 이후에 이뤄졌다”고 반박한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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