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대통령선거일을 30일 앞둔 19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선관위 회의실에서 고현철 중앙선관위원장이 전국 16개 시·도 선거관리위원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지분 비율 7:3 대 5:5 맞서…양쪽 “좀더 지켜보자”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협상이 협상시한으로 정한 19일을 넘기며 일단 결렬됐다.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20일 중 독자 출마를 선언할 방침이어서, 범여권 통합 및 후보 단일화 논의가 중대 국면에 빠져들었다.
최인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신당 통합추진위의 문희상 단장이 협상 결렬을 통보해 왔다”며 “통합신당이 4자 회동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점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책임 추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 원내대표는 내년 6월에 열기로 합의했던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수정안을 공개하고 오후 4시까지 통합신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최 원내대표는 이어 오후 5시30분께 다시 회견을 열어 “통합신당의 문희상 단장이 애초 합의했던 두 당의 지분비율을 5 대 5에서 7 대 3으로 변경하지 않는 한 협상은 진행할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은 지분 70%를 요구한 통합신당 쪽에 있다”고 말했다.
두 당 대표와 대통령후보들은 지난 12일 △의결기구의 동수 구성 △내년 6월 전당대회 개최를 뼈대로 한 통합안에 합의하고, 텔레비전 토론과 여론조사를 거쳐 정동영 후보와 이인제 후보 중 단일후보를 내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에 지분 절반을 주는 것을 놓고 통합신당의 내부 반발이 거세져, 그동안 합의안 조정을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해왔다.
두 당의 협상이 결렬로 치달으면서, 이인제 후보는 20일 독자 출마 의지를 분명히할 계획이고, 민주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사기 배신 정당 통합 파기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협상이 완전 결렬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상당하다. 최인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협상이 완전히 결렬됐느냐’는 물음에 “현재로선 협상 여지가 없다”면서도 “추가로 통보가 있거나, 조건이 맞다면 …”이라고 말해 추가 협상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실제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두 당으로서는 양쪽 모두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동영 후보로서는 가뜩이나 역부족인 상황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민주당으로서도 당의 존립마저 불투명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정동영 후보 쪽의 한 핵심 의원은 “현재로서는 민주당과의 통합 협상이 결렬됐지만,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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