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합치면 두려울 것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화 세력의 기반이 살아 있다며 패배주의를 극복하고 대선에 최선을 다하자고 촉구했다. 그는 한나라당 등의 ‘잃어버린 10년’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면서 ‘잃어버린 50년 정권’의 재등장을 막기 위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22일 열린 ‘2007 창작인포럼’ 특별강연에 나선 김 전 대통령은 “보수세력이 큰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소신을 가지고 힘을 합쳐 나간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조사를 보면 진보와 중도 지지 세력이 7~8할을 점하고 있다”며 “우리의 기반이 살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가 패배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그대로 나아갈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 이후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고 한류 바람이 일어났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자랑스런 10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 보수화 바람으로 이런 자유와 성과가 “큰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내년은 “6자 회담 성공 시대, 북-미 국교 정상화 시대, 남북한 대발전의 시대”를 맞는 대전환점을 이루는 해가 될 것이라면서, 대선에서 “이 방향으로 가는 정권이 나오느냐, 잃어버린 50년 정권이 나오느냐”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훈수 정치’라는 비판에 대해 그는 “조용히 있으면 억울한 소리 안 듣고 존경과 예우를 받는 걸 알면서도 야당 투쟁을 도와주고 대통령을 시켜준 국민들에 대한 보답을 위해 미력이나마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적 문화예술인들이 마련한 이 행사는 ‘잃어버린 10년’ 주장에 대한 비판과 문화예술인들의 ‘패배주의 극복’이 주제였다. 사회를 맡은 작가 황석영씨는 “해방 이후 계속된 반인권과 독재가 청산돼 사상의 자유를 얻게 됐고, 문화영역에서 눈부신 발전과 세계적 성과가 있었다”며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되찾은 10년’”이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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