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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BBK의혹’ 전면 부인→번복과 혼선→“본질 아니다”

등록 2007-11-23 20:24수정 2007-11-24 10:59

비비케이(BBK)관련 이명박 후보 쪽의 오락가락 발언
비비케이(BBK)관련 이명박 후보 쪽의 오락가락 발언
이명박쪽 오락가락 해명
당안팎 “거짓말논란 키워”
최근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대한 한나라당의 해명이 말을 하는 사람마다, 시점마다 일관성이 없고 내용이 달라 불신을 키우고 있다. 이러다 보니 공직 후보의 가장 기본 자질인 정직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비케이와 관련한 논란은, 지난 여름 한나라당 경선 과정의 검증국면 때부터 시작했다. 이때 이명박 후보는 “나는 비비케이와 아무 관련이 없다” “나는 비비케이 주식을 단 한 주도 가진 적이 없다”고 철저하게 김경준씨와 선을 그었다. 하지만 철저한 선긋기와 모순되는 새로운 사실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이 후보의 주가조작 사건 연루 여부와 관계없이 “거짓말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웠다.

대표적으로 거짓말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부분은 이 후보와 김경준씨가 처음 만난 시점이다. 이 후보 쪽은 “이 후보가 1999년 미국에 있으면서 한국에 네댓차례 왔지만, 김경준과 ‘사업상’ 첫 만남은 2000년 초”라고 말한다. 1999년에 다른 형태의 만남이 있었는지 여부는 “스치는 식으로 만났는지는 모르지만 …” 식으로 모호하게 흐리고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이 99년 입국기록을 찾아내기 전까지는 만난 시점을 2000년 1월이라고 주장해 왔다.

비비케이를 이 후보의 회사로 명시한 명함의 사용 여부도 거짓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장춘 전 외교부 대사가 2001년 5월 이 후보로부터 비비케이 관련 명함을 받았다는 주장을 하자, 박형준 대변인은 “도대체 명함이 이번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데 무슨 도움이 되냐”고 항변했다. 하지만 이 후보 쪽은 지난 6월 경선 때부터 줄곧 “명함은 김경준이 일방적으로 만들었고, 사용하지 않고 폐기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사가 명함을 사용한 시점을 분명하게 제시하자, 사용하지 않고 폐기했다는 주장을 슬그머니 집어넣고 다른 논리를 들고 나온 것이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BBK의혹 오락가락 해명

이 후보의 큰형과 처남이 대주주인 ㈜다스의 비비케이 투자 경위에 대한 설명도 오락가락이다. 이 후보는 지난 6월 〈한겨레〉 인터뷰에서 “나중에 문제가 된 뒤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2003년 4월 다스가 김경준씨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의 진술서에서 “다스가 자금운용에 대해 내게 자문을 청해 와, 평소 잘 아는 금융인(김백준)을 다스에 소개했다”고 밝힌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또 이 후보는 2000년 10월 〈중앙일보〉, 2001년 3월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는 “비비케이를 설립해 펀드를 묻고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지만, 최근에는 이를 두고 “사업자 입장에서 개괄적으로 얘기하다 보니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안에서는 이 후보가 “처음부터 ‘내가 김경준 믿고 새 사업을 해보려다 사기당했다’고 말했으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지나갈 수 있었는데, 이리저리 말을 바꾸면서 ‘거짓말 후보’라는 인상만 키웠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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