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공약이 사라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 누리꾼들이 일상에서 길어올린 ‘생활공약’이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2007 대선시민연대’는 인터넷 포털 다음의 토론방 아고라에서 누리꾼들이 올린 톡톡 튀는 생활공약을 모아 매주 각 후보 진영에 전달하고 있는데, 애초 1000개를 목표로 한 ‘생활공약 모으기 캠페인’은 3주째로 접어들면서 700여개의 생활공약이 올라오는 등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각 후보 진영에게 전달될 3주째 ‘생활공약 베스트 5’는 △시간제 보육시설 만들기 △공영 포털을 통한 통합적인 대민 서비스 △보행자 도로 확충 △언론중재위원회와 법률구조공단의 실질화 △아이스크림에 유통기한 표시 의무화 등이다.
시간제 보육시설을 제안한 대화명 ‘부패시러’는 “급한 일이 있을 때 한두시간씩 아이를 돌봐줄 곳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사회적 일자리도 늘어나 실업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이스크림 유통기한 표시를 제안한 대화명 ‘꿈꾸는 그녀’는 “유통기간이 적힌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는 단순·명쾌한 의견을 올렸다. 대선시민연대는 “실제로 소주, 맥주, 빙과류 등은 식품위생법에서 유통기한 표기 의무 식품에서 예외로 규정돼 있다”며 “이 생활공약을 통해 모든 식품의 유통기한 표기 의무화 도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지난 1·2주째 ‘베스트 생활공약’에는 △이른 아침시간 대중 교통비 조조할인 도입 △노숙인을 위한 공중 샤워시설 △은행수수료 인하 등이 선정된 바 있다.
첫째주 베스트 생활공약을 전달받은 각 후보 진영이 다음 아고라에 올린 답변도 4만6000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각 공약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각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답변으로 누리꾼들의 각광을 받았다.
대선시민연대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고,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당시 출마 선언 직후라 공약을 전달하지 못했다”며 “꾸준히 의견을 전달하고 답변을 요청해 정책에 대한 누리꾼과 후보들 사이의 소통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김민영 대선시민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생활공약 캠페인은 유권자들이 생활에 맞닿아 있는 정치를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누리꾼들의 참신한 의견과 관심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김민영 대선시민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은 “생활공약 캠페인은 유권자들이 생활에 맞닿아 있는 정치를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누리꾼들의 참신한 의견과 관심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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