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28일 오후 인천 부평역 앞 롯데백화점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홍보용 로고송을 부르고 있다. 인천/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이명박은 반코트에 푸른 목도리
정동영·이회창·이인제 점퍼 유세
권영길 정장 ‘세련된 진보’ 노려
정동영·이회창·이인제 점퍼 유세
권영길 정장 ‘세련된 진보’ 노려
‘옷차림도 전략이다.’
대통령후보들은 손가는 대로 옷을 걸친 듯 거리에 나서지만, 옷색깔 하나, 작은 소품 하나에까지 온갖 상징과 전략이 배어 있다. ‘2007 대선 패션’의 가장 큰 특징은 후보들이 양복 정장 대신 점퍼 차림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경제의 양극화로 삶이 핍진해진 서민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자세다. 27~28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검은색 반코트,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당 로고가 새겨진 점퍼,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남대문시장에서 산 점퍼를 입고 거리를 누볐다.
후보들이 옷차림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따뜻함과 친근함이다. 정동영 후보는 주황색 당 점퍼에 주황색 털 스웨터를 입고 다닌다. 주황색은 경선 이전부터 정 후보의 고유색이었다. 또 주황의 색감이 빨간색만큼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은은한 온기를 띠고 있어 정 후보의 슬로건인 ‘가족 행복’과도 잘 연결된다는 게 통합신당 쪽의 설명이다. 앵커 출신의 ‘귀공자 스타일’이라는 선입감을 떨치기 위해 정 후보는 넥타이를 매지 않은 채 다닌다.
이명박 후보도 검은색 반코트에 폴라 스웨터 차림이다. 목에는 한나라당 상징색인 하늘색 목도리를 둘렀다. ‘한나라당의 대표 후보’임을 강조하고 있다. 폴라 스웨터, 목도리는 성대가 약한 이 후보의 목을 보호하는 ‘실용성’도 지녔다. 정병국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은 “앞으로 유세장에 파란색 벙어리 장갑을 끼고 가, 이 후보가 그날 만난 사람 중 가장 손이 거칠고 험한 사람을 한 명씩 골라 선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출마선언 다음날부터 줄곧 점퍼 차림으로 다녀, 이제는 제법 눈에 익게 됐다. 그가 강조해온 ‘국민을 섬기는 머슴 대통령’ 이미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그는 푸른색·회색·쑥색 등 5종류의 점퍼를 돌려가며 입는다.
‘빅3’ 후보들이 서민풍을 강조하는 데 비해, 정작 서민정당인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는 거꾸로 정장 차림으로 유세에 나서고 있다. 민주노동당 인사들이 공식석상에 자주 점퍼 차림으로 나서는 것과는 반대다. 민주노동당의 다소 과격하고 거칠어보이는 인상을 씻어내고, 대신 ‘세련된 진보’의 이미지로 친화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권 후보는 지난 이틀간 넥타이 색깔을 주황색, 초록색 등 쉽게 소화하기 힘든 색을 택했다. 권 후보의 옷맵시를 챙겨주는 ‘스타일-에이치(H)’의 윤혜미 팀장은 “앞으로 버버리 코트, 머플러, 니트, 커프스 버튼 등을 활용해 ‘멋진 옆집 아저씨’ 같은 느낌을 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옷차림에서도 ‘참 신함’을 강조하지만, 대체로 무난한 스타일이다.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면서도 소박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조혜정 이지은 기자 zesty@hani.co.kr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28일 오전 충남 연기군 금남면 행복도시건설청에서 최무락 한나라당 연기군수 후보한테서 ‘연기군민의 소망과 사랑의 편지’를 담은 복숭아 모형을 받고 있다. 연기/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28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에 탑승해 여의도-애오개역 구간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옷차림에서도 ‘참 신함’을 강조하지만, 대체로 무난한 스타일이다.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면서도 소박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조혜정 이지은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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