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나라 탈당…경선때 박근혜 도와
곽성문 한나라당 의원(대구 중·남)이 29일 탈당해 이회창 무소속 후보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했다. 곽 의원은 한나라당을 떠나 이회창 후보 쪽에 서는 첫 현역 의원이다. 지난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적극적으로 도왔던 곽 의원의 탈당은 한나라당 내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곽 의원은 28일 밤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9일 충북 옥천에서 열리는 육영수씨 탄생 기념식에 참석해 박 전 대표에게 이런 뜻을 전달한 뒤, 오후에 국회 기자실에서 탈당 회견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명박 후보는 공인 의식도, 지도자 자질도 없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될 사람이니, 누군가는 ‘저 사람이 발가벗었다’고 고함을 질러야 한다”고 탈당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대구에서 몸살을 앓으며 고민했다. ‘언론인 출신에 국회의원 된지 3년 밖에 안됐는데 정치에 때가 묻으면 안된다. 옳고 그름은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마침 이회창이라는 차선이 나타나 그 쪽을 도우려 한다”고 덧붙였다.
곽 의원은 또 “주변에 이런 결심을 알리자 말리는 사람은 많았지만, 뜻을 같이할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영남 지역의 친박근혜 의원 중 몇 명이 거취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나돌고 있다. ㄱ 의원은 최근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다. 좀더 기다려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곽 의원 탈당이 지금 당장 후속 흐름을 만들진 못하겠지만, 비비케이 사건 수사 결과 여하에 따라선 흔들림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방송> 기자와 <엠비시-이에스피엔>(MBC-ESPN) 사장을 지낸 곽 의원은 <문화방송> 편집부장 시절인 1994년 육영수씨 서거 20주년 특집방송을 기획하면서 은둔 중이던 박 전 대표를 40분 동안 인터뷰했고, 이것이 인연이 돼 박 전 대표와 가까워졌다. 지난 경선 때는 “이명박 후보가 은닉한 재산이 8천억원이라는 내용의 ‘이명박 엑스파일’이 존재한다”는 발언으로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았다. 조혜정 성연철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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