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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작가들이 본 2007 대선 ③대구-김용락 시인

등록 2007-12-06 20:00수정 2007-12-12 14:58

김용락 시인
김용락 시인
“이제 맘 편히 찍게됐다” BBK발표뒤 이명박으로
“돈 버는데 때 안 묻나” 도덕성보다 경제 선택
이회창 기대감도 섞여 범여 후보엔 싸늘한 반응
지난 11월13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약간의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시민이 던진 계란에 맞았다. 대구의 서문시장은 옛날에는 큰시장으로 불렸던 재래시장으로 대구·경북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다. 이곳은 대구시민들, 그 가운데서도 밑바닥 서민들의 여론이 집적되는 곳이며 아울러 대구지역 여론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지난 2002년 대선이 끝난 뒤 이 후보가 낙선 인사차 이 서문시장에 왔을 때 많은 지지자들은 여전히 “대통령 이회창”을 외치기도 했고, 다수의 중년 아주머니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런 이회창 후보가 5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민들에게 이번에는 환호 대신 계란 세례를 받은 것이다. 이것은 이번 17대 대선에 임하는 대구시민들의 정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대구여론을 살펴보기 위해 3일 오후 서문시장을 찾았다. 하늘은 흐리고 잔뜩 찌푸린 초겨울 날씨가 옷깃을 여미게 했다. 지난 11월7일 이곳을 찾아와서 몇몇 상인들에게 대선에 대해 물었을 때 대부분의 대답이 “먹고 살기도 힘드는 데 관심 없다”는 것이 전반적인 기류였다. 그런데 이날은 달랐다.

이곳에서 40여년 동안 놋그릇 장사를 했다는 김아무개(64)씨는 거침없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대안이라고 했다. 주변에 몰려든 몇몇 상인들도 하나같은 목소리로 “이명박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아마 이회창 후보는 곧 들어가지 않겠느냐”는 대답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이 분들의 속마음이 동시에 터져 나온 것이다.

역시 동년배의 한 남자는 “대구가 전국에서 국민총생산이 십수년째 꼼빼이(꼴찌)”라면서 “대구경제가 절단났다”고 말했다. 파산상태인 대구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에 이명박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 모인 상인들은 하나같이 “돈도 벌어 본 사람이 번다”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이명박 후보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비케이는 여권의 거짓말이고, 자녀 위장취업에 대해서는 “재산이 그렇게 많은 사람이 돈 아끼려고 그랬겠나?”, “어쩌다보니 실수한 거지”, “돈 버는데 때 안 묻는 사람이 어디 있노? 나도 평생을 깨끗이 살려고 노력해 왔지만 작은 허물이 왜 없겠냐”면서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대해서는 관대하게 지나갔다.

반대로 지난 2일 저녁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단지에서는 30여 명의 동호인들이 모임을 가졌다. 같은 아파트 친목모임인데 주로 40대에서 50대 초반의 연령대로 남성 자영업자들이 중심이었다. 여기에서는 이명박과 이회창 후보 지지가 반반으로 나눠졌다.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학벌이 높은 젊은 층들이었는데 이들은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저렇게 흠이 많은데 어떻게 일국의 대통령 자리에 오를 수 있나?” 하는 게 이들의 의견이었고 “도둑놈”이라는 과격한 발언도 나왔다. 비비케이 수사 결과가 나오면 이명박이 낙마하고, 그 대안으로 이회창 후보가 대권을 잡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드디어 지난 5일 논란의 핵심이었던 비비케이 수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대구 북구에 있는 한 공장의 정문 수위를 하는 오아무개(60대 후반)씨는 “그럴 줄 알았다. 여권의 공작이었다. 이제 마음 편하게 이명박을 찍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시내 시중의 일반 여론을 반영하는 분위기라 할 수 있다. 박아무개(40대· 대학교수)씨는 검찰 수사가 말끔하게 의혹을 해소하지 못해 두고두고 말썽이 될 것이라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런 사람은 극히 드문 경우인 것 같았다.

간혹 정동영 후보의 이름이 언급되면 반드시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싸잡아 비난하는 소리가 들린다. 문국현 후보에 대해서도 서민들은 잘 모르고 있었다. 일부 지식인층과 시민운동가 그룹에서는 문 후보에 대해 참신하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정치적인 역량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게 일반 여론이었다. 범여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정동영 후보가 결단을 내려서 문국현 후보로 단일화 되는 게 이번 대선에서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언급은 심심찮게 나왔다. 아마 지역주의 영향 탓인 것처럼 보였다. 지난 16대 대선과는 달리 권영길 후보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경북외국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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