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20일 오전 당산동 당사에서 의원과 당직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당 및 시도 선대위 해단식을 가졌다.
이날 해단식은 전날 대선참패의 충격파가 채 가시지 않은 듯 침통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짓누르는 가운데에서도 당 지도부와 중진그룹을 중심으로는 다시금 심기일전하자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 후보는 간밤에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한 듯 피곤한 기색 속에서도 얼굴에 웃음을 띤 채 해단식장에 나타나 당직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그간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정 후보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인사말을 시작하면서 "선거는 졌지만 우리는 단합했다"며 "국민이 저희의 손을 붙잡아주지 않았지만 저희는 하나가 돼 열심히 했다"고 강조하고 "저희가 생각하는 가치와 길에 대한 확신을 갖고 선거기간 내내 하나가 되어 싸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어 선거결과에 대해 "국민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며 "국민의 지지를 받은 이명박 당선자가 나라를 위해 잘 해줄 것을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과정에서 단합했듯이 더 단단하고 진실해지고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가 국민으로부터 더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근태 의원은 "정 후보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이 준엄하게 저희를 질책했다. 국민의 뜻 겸허히 받들겠다"고 말하고 "다시 일어나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힘을 줬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마음으로 실망도 크고 좌절감도 있겠지만 우리는 국민의 뜻과 선택을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인다"고 말했고, 오충일 대표는 "매를 잘 맞으면 보약된다. 국민이 보여주신 것을 채찍으로 생각하자"고 강조했다. 이해찬 의원은 "국민들이 10년만에 정권교체를 희망하셨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대철 상임고문은 "일패도지(一敗塗地.한번 여지없이 패하여 다시 일어날 수 없게 되는 지경)냐, 전패위공(轉敗爲功.실패가 바뀌어서 오히려 공이 된다)이냐이다"라며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교훈으로 삼을 지 반추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실패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되고 힘내고 와신상담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광빈 기자 rh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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