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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 당선자, 총선 공천 ‘물갈이’ 예고

등록 2007-12-27 19:11수정 2007-12-28 00:53

이명박 당선자가 27일 낮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건배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이명박 당선자가 27일 낮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와 함께 건배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박근혜쪽 의원들 “반발은 않겠다” 일단 고개 숙여
“아직도 경선 매달려 수군대…당 변화에 개인 희생 따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7일 “경선은 까마득한 과거의 일인데도 경선에 매달려 아직도 수군대는 사람들이 있다”며 “모여서 수군대면 자기 위치를 지키고, 아니면 안 된다는 허약한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나라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나는 대통령이 됐으니 네 편 내 편 가를 필요 없지 않으냐”며 이렇게 말했다.

또 “이제 한나라당은 정말 국민들을 향해서 나가야 한다. 그러려면 개인의 희생이 따른다. 그런 점에서 (여러분은)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당내의 계파 행동을 강력히 경고하는 한편, 내년 총선 공천에서 상당한 물갈이를 예고하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 당선자는 이날 “저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모여서 뭐라 한다. 서로 이런 분위기가 있다는 것은 (낡은) ‘2002년 정치권’과 다를 게 없다”는 말도 했다. 누가 됐든 계파 행동은 수용할 수 없다는 의지 표명이다.

특히 이 당선자가 ‘개인의 희생’을 언급한 부분은 의미심장하다. 듣기에 따라선 계파를 사실상 해체하고, 당을 직접 챙기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총선 공천에서도 계파에 얽매이지 않고 큰 변화를 주겠다는 뜻일 수 있다. 이런 발언은 당내에서 비주류 계파로서 독자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게는 심각한 위협일 수 있다.

이 당선자의 핵심 측근인 박형준(인수위 기획조정위원) 의원은 “이 당선자의 뜻은 총선 공천권을 놓고 각종 설이 오가는데 이런 발언을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발언 자체만 놓고 보면, 당선자가 지목한 ‘모여서 수군수군대는 사람들’은 경선이라는 치열한 권력다툼을 거친 뒤에 총선 공천을 기대하거나 우려하는 사람들 모두를 가리킨다. ‘친이명박’ 이나 ‘친박근혜’를 가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친이명박’ 진영에서는 뜻이 맞는 의원들끼리 모여 “우리가 이겼으니 당연히 요직을 차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거나, 인수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이 공공연히 눈에 띄었다. 이재오 의원이 전날 기자회견까지 열어 자신을 따르는 의원들의 모임인 ‘국가발전전략연구회’를 해체하겠다고 공표한 것은 ‘조용히 있으라’는 이 당선자의 메시지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날 발언은 자파 인사들에 대한 경고도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박근혜 전 대표 쪽 인사들을 겨냥한 측면이 좀더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표 쪽 의원들은 “우리들을 겨냥한 것”이라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박 전 대표 쪽 의원들은 경선 뒤 ‘돌발상황’이 생길 때마다 삼삼오오 모여서 의견을 나눠왔다. 이재오 의원이 경선 뒤 ‘진 쪽이 반성하라’라고 말했을 때도 ‘단합’해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최근엔 다수가 참여하는 모임을 하기 전에 이 당선자 쪽에 이 사실이 알려져 ‘의심’을 받기도 했다.

박 전 대표 쪽 의원들은 일단 “우리를 표적삼아 비판했다고 하더라도 반발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섣불리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총선 공천이 시작되면, 잠복해 있던 갈등은 언제라도 고개를 들지 모른다. 총선 공천이 모든 사람들을 골고루 만족시키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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