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충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 김호진 쇄신위원장 등 지도부가 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의에서 정균환 임시 의장의 말을 들으며 눈을 감은 채 제 각각의 표정을 짓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이 오는 10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새로운 당 대표를 ‘교황 선출 방식’으로 뽑기로 했다.
통합신당은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중앙위원회의를 열어 새 지도부 구성 방식을 이렇게 결정했다고 이낙연 대변인이 밝혔다. 교황 선출 방식은 입후보자 없이 중앙위원(정원 516명)들이 새 대표 적임자를 1명씩 적어 내고,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하는 것이다. 이는 합의추대와 경선을 절충한 형식으로, 현재의 중앙위 세력 분포상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새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새 대표는 최고위원 추천 권한을 지녀 현재의 당 대표보다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다. 새 대표의 임기는 4월 총선 때까지다.
이날 중앙위가 새 대표 선출 방식과 관련해 전당대회 경선 방안과 중앙위 결정 방안을 놓고 기립표결을 한 결과, 272명 가운데 200명이 중앙위 결정 방안에 찬성했다. 곧이어 구체적 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표결에서는 181명이 교황 선출 방식을, 29명이 입후보 뒤 경선 방식을 선택했다.
중앙위가 새 지도부 구성 방안을 결정함에 따라, 지도부 선출 방식과 당 쇄신 방안을 둘러싼 통합신당의 분란은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선파들의 불만이 여전한데다, 이날 중앙위에서 통과된 쇄신안에 담긴 인적 쇄신 방안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어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동안 경선을 주장했던 정대철 상임고문과 추미애 전 의원, 염동연 의원 등은 지도부 구성 방식을 중앙위가 결정하는 것은 당헌에 위배된다고 주장하며 이날 중앙위 표결 전에 퇴장했다. 쇄신파 초선 의원들도 “‘손학규 체제’로 몰아가기식 표결”이라며 도중에 회의장을 떠났다. 쇄신파의 최재천 의원은 “민주적 경쟁 절차를 외면한 방식으로 당 지도부를 구성하면 리더십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좌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당 대표 선출이 유력시되는 손 전 지사에 대한 당내 비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반대론자들을 중심으로 추미애 전 의원이나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을 내세워 경쟁 구도를 만들려는 시도도 예상된다. 당내 재야파와 시민사회 세력 등은 초선인 우원식 의원을 당 대표로 지지하자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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