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향후 일정
“모델하우스에 독일제품 많던데…” 이색 의견 제시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휴일인 13일도 ‘노 홀리데이’였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로부터 제1차 국정과제 보고를 받았다. 애초 예정 시간보다 회의가 길어지는 바람에 점심은 도시락으로 대신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한 공무원들의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일부 공직자들이) 조직적이지는 않지만 반변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소수의 조직, 특히 주요한 부서에 있던 사람, 요직에 있던 사람들 중에 더더욱 시대변화에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회의 중간에 손수 커피를 타서 마시는 등 격식 없는 모습으로 하고 싶은 얘기를 거침없이 털어놓았다고 한다. “모델하우스 가보면 주로 독일제를 쓰는데 원가를 잘 모르게 하려는 것 같다. 다 국산으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농촌 돌아다녀 보니 1모작밖에 못해 몇달 쓰고 나면 안 쓰는데 가가호호 트랙터를 소유하고 있더라. 농협이 보유하면서 대여하면 되잖나” “우리나라 통신요금이 비싼 건지, 사람들이 물 쓰듯 써서 그런 건지 봐야 한다. 억지로 내리라는 것은 관치가 되니 요금체계를 바꾼다든가 해야 한다” 등이 이 당선인이 내놓은 아이디어들이다. 농업 관련해서 한 참석자가 장황하게 보고하자 “여기 상임위 하러 온 줄 아나”라며 말을 끊기도 했다. 또 회의 도중 “이런 보고서들은 정부 부처에서는 한 두어 시간이면 다 만든다”며 보고 내용을 우회적으로 질책하면서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당선인은 지금까지는 이경숙 인수위원장에게 주요 회의를 일임했지만, 이제부터는 현장도 돌고 회의에도 참석하는 등 국정과제 로드맵 작성 작업을 직접 챙기기로 했다. 그는 “앞으로 매주 한두 차례 간사회의에 참여해서 협의하도록 하겠다. 또한 지방 분권화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중앙부처뿐 아니라 기초단체, 아주 말단까지 지역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덧붙였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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