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팀 구성키로…출총제 폐지·금산분리 우선 논의
대통령직 인수위가 기업규제 완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지난 19일 “인수위는 업무조정회의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의 최우선 과제는 기업규제 개혁이라고 보고, 기업규제 개혁을 위한 별도의 티에프(TF)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그 전날, 전남 목포 대불산업단지 안 전봇대를 공무원 탁상행정의 전형으로 지목하면서 “규제 완화는 구체적인 요일별 일정표를 만들어 최대한 빨리 실천하라”고 주문한 뒤 바로 이뤄진 일이다.
이르면 이번주 안에 구성될 ‘기업규제 개혁 티에프’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와 금산분리 완화 조처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이 대변인은 “정부조직·규제개혁 티에프(팀장 박재완)가 정부 쪽 규제 완화에 무게를 두는 반면, 새 티에프는 금융·기업활동 관련 규제를 총괄해 전담할 것”이라며 “출총제 폐지와 금산분리 완화가 우선 논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기업규제 개혁 티에프’는 현재 3년 가량 걸리는 산업단지 조성 절차를 간소화하고, 35개 관련법률도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19일 인수위 회의에 참석한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농지·산지 전용 규제 완화, 환경영향평가 기간 단축, 문화재 조사 관련 규제 완화, 산업단지 조성 때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기업인 합동심의기구 우선 운용 등을 요청했고, 이 당선인은 “나도 청계천 복원사업을 할 때 각종 규제 때문에 큰 애로를 겪었다”며 공감을 표시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인수위는 이러한 규제들이 완화되면, 대규모 공단 설립이 활발해지고 기업 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반론도 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학)는 “관료의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는 당연히 폐지되어야 하지만, 집권 초반 가시적 성과를 내려는 조급한 마음에 서두르다 ‘규제 사각지대’를 만들어내진 않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금산분리는 그냥 규제가 아니라 특정 재벌의 전횡을 막는 시장질서의 기본 원칙이므로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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