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씨
이명박 ‘보은 공천’ 가능성
박근혜쪽 김기춘과 ‘갈등’
뇌물비리 전력도 논란 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가 오는 4월 총선에서 아버지 고향인 경남 거제에 출마하기 위해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하겠다고 23일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경선 때부터 이명박 당선인을 적극 지원했다는 점에서 현철씨가 실제로 공천을 받을 경우 ‘공천 밀약’ 논란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철씨는 이날 거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치입문의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공천경쟁에 뛰어들었다. 곧 사무실을 구해 한나라당 예비후보로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거제는 선산이 있고 아버님의 생가도 있고 제 본적이 있는 곳”이라며 “한나라당 공천 획득에 자신이 있으며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 출마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공천 경쟁에 뛰어들었음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그는 “고비 때마다 아버님께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이명박 당선인은 없었을 것”이라며 “저 역시 나름대로 이명박 당선인을 상당히 도왔다고 생각한다. 당선인쪽에서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이명박 당선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는 등 당내 경선 초반부터 이 당선인을 발벗고 지원했다.
김씨의 과거 전력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김씨는 1997년 한보 비리사건 등과 관련된 알선수재 혐의로, 2004년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김씨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으로 최종심에서 형이 확정된 사람은 공직후보 신청자격을 불허한다’고 돼있는 한나라당 당규와 관련해, “헌법에 보장돼 있는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다. 소급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내에서도 비판 의견이 많이 나온다.
김현철씨 공천 문제는 이명박 당선인 쪽과 박근혜 전 대표 쪽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김씨가 노리는 거제지역은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던 김기춘 의원의 지역구다. 김 의원은 이날 “10년 동안 야당하다가 이제 여당이 됐으니 열심히 일해보라는 지역구 여론이 많다. 당연히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한다”며 공천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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