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진보정당운동’ 출범
민주노동당의 분당이 가시화하는 느낌이다. ‘평등파’ 내부의 일부 강경파들이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이라는 결사체를 띄워 신당 창당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표와 대변인을 선임하는 등 조직 정비를 서두르며 분당을 강행할 태세다.
민노당내 ‘신당 창당파’는 지난 26일 용산구민회관에서 ‘새로운 진보정당운동’ 출범식을 열고, 조승수 전 의원 등 4명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또 김혜경 전 당대표와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을 지도위원으로 뽑았다. 당 대변인을 했던 김형탁씨가 이 조직의 대변인을 맡았다. 사실상의 당 체계를 갖춘 셈이다.
이들은 ‘보다 적색으로, 보다 녹색으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한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을 민족적 특수관계에 앞서 주권국가간 관계로 설정 △자본주의 극복 및 진보이념 재구성 △적록(노동·환경) 연대와 녹색정치 실천 △비정규직, 중소기업, 여성노동자 대변 △인권신장 및 사회적 소수자 억압과 차별 개선 등을 활동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들의 이런 움직임의 밑바닥엔 민주노동당의 회생 가능성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평등파의 심상정 비대위원장이 혁신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주파가 다수파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노선 변화가 어렵다고 이들은 보는 것이다. 김형탁 대변인은 “(심 대표가) 당 해산을 통한 제2창당 등을 반영해 근본적 혁신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새 정당 창당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해산에 준하는 혁신안이 나오지 않으면 신당을 창당해 분당을 강행하겠다는 얘기다. 김석준 공동대표도 “당을 다시 살릴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이미 그 시기가 늦었다고 생각한다”고 신당 창당에 분명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평등파 내부에서도 다수는 일단 심상정 비대위 대표의 혁신을 지켜보자는 태도여서, 신당파들의 창당 작업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는 알 수 없다. 심상정 비대위 대표도 26일 비대위 워크숍에서 “비대위가 당을 혁신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예단하고 미리 진로를 결정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분당 움직임을 비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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