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인
‘시대 걸림돌’ 발언 이어 또 비판
“프로·봉사정신으로 무장을” 변화·개혁 촉구
“프로·봉사정신으로 무장을” 변화·개혁 촉구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2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파견 공무원 80여명과 함께 한 오찬 간담회에서 또다시 ‘개혁에 소극적인’ 공직사회 분위기를 매섭게 비판했다.
그는 “여러분은 부서 이익을 지키거나, 인수위 돌아가는 것을 여러분 부서에 전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하러 여기 나온 것이 아니다”라며 인수위 파견 공무원들이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각 부처의 ‘민원 창구’가 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정부 부처에서) 조직을 지키기 위해 여러 가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다소 일어나는데, 시대를 거스르는 것”이라며 “(인수위에 파견된) 여러분들이 변화와 개혁을 주도해야 하는데,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인수위 파견은) 여러분 일자리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시대 변화를 주도하러 나온 것이지, 어떤 특별한 혜택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당선인은 공무원들이 ‘프로 정신’과 ‘봉사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공무원을 평생 일자리를 보장받는 편안한 일자리로 보는 견해는 옳지 않다”며 “공무원이 한 시간 잠 덜 자면, 국민은 한 시간 더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다. 공직자가 철저한 봉사정신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21세기에 맞는 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공무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추어주는 말도 했다. 그는 “공무원은 개혁이나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과 변화를 주도하는 세력”이라며 “요즘 제가 언론에 비쳐지는 걸 보니, 공직자를 변화와 개혁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공무원이 이 시대에 약간의 걸림돌이 될 정도의 위험수위에 온 것 같다”며 공무원을 향한 강한 불신을 드러낸 발언을 완화시키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한민국은 관이 주도하는 체제로 성공한 나라”라면서 “1980년대 말을 지나면서 관 주도에서 민 주도로 넘어가는 과정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제대로 되지 못해 공직자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었다. 공무원들이 이 시점에서 한번 더 분발할 때가 됐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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