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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법이 진보운동 왜곡”…노회찬 5일 진로표명 기자회견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의원이 4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직에서 물러나, 심 의원의 향후 거취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의 혁신을 기대했던 당원 동지들과 국민의 뜻을 헤아려 생각하는 시간을 갖겠다. 일단 설 연휴 동안 충분히 고민을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고민’에 지역구 출마·탈당 여부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음으로써 탈당도 생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심 의원의 비대위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탈당하겠다고 공언했던 노회찬 의원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심 의원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대표로서 신당 창당파를 강하게 비판했던 심 의원이 곧장 당 밖으로 뛰쳐나가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조승수 전 진보정치연구소장 쪽에 합류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비례대표인 심 의원은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되도록 탈당 시기를 늦추다가 적절한 시점이 되면 당분간 ‘제3지대’의 영역에서 활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비대위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홀가분한 편인 노 의원이 탈당 국면을 주도하면서 함께 새로운 진로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탈당 뒤엔 3월께 신당 창당을 계획하고 있는 조 전 소장과의 결합 문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평등파(PD)의 대표적 그룹인 ‘전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심·노 의원 쪽과 조 전 소장 쪽을 한데 묶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심 의원의 일문일답이다.
-임시 당대회에서 혁신안이 부결될 것이라고 예상했나?
=당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길을 선택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전날 당대회가 파행으로 간 핵심적 이유는 뭐라고 보나?
=어제 상황은 국가보안법이 왜 폐지돼야 하는가를 역설적으로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국가보안법이란 말만 나오면 당원의 신상정보와 내부 기밀을 외부 세력에게 넘기고 지시를 받아 활동해도 국가보안법 위반자이기 때문에 잘못을 물을 수 없다는 역설을 목도해야 했다. 국가보안법은 사상의 자유를 억압할 뿐 아니라 진보운동을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당내의 친북·종북주의가 대선 패배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나? =대선 패배가 종북주의 때문이라는 과도한 단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코리아연방공화국을 중심으로 한 슬로건이 당내에서 소모적인 논란을 빚었고 그것이 언론에 부각되면서 민생정당으로서의 가치와 의지가 국민에게 전달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당내의 친북·종북주의가 대선 패배 결과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나? =대선 패배가 종북주의 때문이라는 과도한 단정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코리아연방공화국을 중심으로 한 슬로건이 당내에서 소모적인 논란을 빚었고 그것이 언론에 부각되면서 민생정당으로서의 가치와 의지가 국민에게 전달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생각한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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