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대체제 구성 총선 대비 나설듯
탈당파 설득은 뾰족수 없어 난감
탈당파 설득은 뾰족수 없어 난감
심상정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비대위) 대표의 사퇴와 평등파(PD)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진 4일, 다수파인 자주파(NL)는 당의 ‘공중분해’를 막을 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자주파 지도부는 이날 오후 긴급 회의를 열어, 당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막고 탈당 움직임을 최소화할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평등파의 종북주의 청산 요구는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기존 태도에선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 회의에선 이른 시일 안에 중앙위원회를 열어, 임시 지도부 구성과 총선 체제 전환을 논의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총선이 60여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까지 ‘이념 논쟁’만 거듭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주파 핵심으로 꼽히는 김창현 전 사무총장은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급한 상황이다. 지금부턴 당 지도부와 총선 선거대책위원회가 결합돼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시 지도부가 될 대표 직무대행은 천영세 의원단 대표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비대위’ 직전에도 직무대행을 맡았던 천 대표는 현재 당내 유일한 당연직 최고위원이기 때문에, 당헌·당규상 중앙위가 열리기 전까진 천 대표가 직무대행을 맡을 수밖에 없다. 자주파 지도부는 설 연휴 직후 열릴 것으로 보이는 중앙위에서 총선 선거대책위원회를 조기에 꾸릴 방침이다. 선거대책위엔 민주노총 등 기층 조직들도 참여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주파 지도부는 “당이 깨지는 건 막아야 한다. ‘종북’ 문제는 당을 깰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며 탈당파를 설득해야 한다는 덴 공감했지만, 뾰족한 설득 방법을 찾진 못했다. 김창현 전 사무총장은 “‘일심회 사건’ 연루자 제명 등 국가보안법은 신념의 문제이므로 물러설 수 없다. ‘종북(從北) 척결’이란 개념으로 (강경 평등파가) 자주파를 공격하는 건 옳지 않다는 걸 비대위가 분명히 해줬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회의에선 심상정 전 대표를 향한 비난의 화살도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주파 내부적으론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분당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체념도 고개를 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