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부분 조각’ 가능성
정부조직 개편안을 둘러싼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과 한나라당의 협상이 12일 아무런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새 정부 출범일(25일)에 ‘부분 조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손학규 통합신당 대표는 이날 전화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만 확인한 채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오후 손학규 통합신당 대표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하면서 “대화로 협의가 안 되면 우리는 원안을 갖고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통합신당과 협상이 깨지면, 지금까지 합의했던 통일부 존치 등도 없던 일로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손학규 대표는 “정부 골간에 관한 사안이므로 일방적으로 끌고 갈 문제가 아니다. 야당과 협의해서 융통성을 발휘해 처리해 나가야 한다”며 여성가족부·해양수산부·농촌진흥청 등 세 기관 존속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우상호 통합신당 대변인이 전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협상이 안 되면 열세 부처와 무임소 2명, 또는 통일부를 포함해 열네 부처와 무임소 1명 등 각료 15명에 대한 인사청문회 요청서 제출을 검토하겠다. 이번주를 넘기기는 어렵다”고 말해, 주내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부분 조각’을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이에 최재성 통합신당 원내대변인은 “인수위와 한나라당이 절충안을 내놓지 않고 국민과 야당을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통합신당은 한나라당이 ‘부분 조각’을 위한 인사청문 요청서를 제출할 경우, 특임장관을 제외하고 13~14 부처에 대해서만 인사청문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양쪽의 강경 태도로 협상 타결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극적인 막판 타협 가능성도 없지 않다.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여야 협의만 이뤄지면 각료 명단을 일괄해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 15일까지는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말해, 하루이틀 정도 시간을 더 갖고 최종 타결을 시도할 것임을 내비쳤다.
권태호 이지은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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