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노태우정권때 ‘지역안배 구색갖추기’ 활용
정운천 회장, 키위재배 성공한 ‘참다래 아저씨’
정운천 회장, 키위재배 성공한 ‘참다래 아저씨’
이명박 정부의 첫 농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유력한 정운천(54·사진) 한국농업인시이오(CEO)연합회 회장은 전남 해남에서 참다래 농장을 경영하는 참다래유통사업단 회장이다. 그는 고려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이듬해인 1981년, 키위 재배를 시작으로 농업에 뛰어들었다. 뉴질랜드 키위를 국내에 ‘참다래’로 자리잡게 하는 데 성공해, ‘벤처농업계의 이건희’로 일컬어진다. 초등학교 교과서에까지 ‘참다래 아저씨’로 실려 있다.
그가 눈에 띄는 또다른 이유는 유일한 호남 출신(전북 고창)이라는 점 때문이다. 과거 ‘영남 정권’ 때의 개각 내용을 보면, 호남 출신은 다른 장관직에는 별로 기용되지 않으면서도 유일하게 농림부(농수산부·농림수산부) 장관 자리만 차지하곤 했다. 농림부 장관 자리가 일종의 ‘지역안배 구색 갖추기용’으로 활용됐던 셈이다.
실제로 김영삼 정부 때는 허신행(전남 승주), 김양배(전남 곡성), 최인기(전남 나주), 강운태(전남 화순), 정시채(전남 진도), 이효계(전남 여수)씨로 이어지며 5년 내내 농림수산부(96년 농림부로 명칭 변경) 장관이 호남 출신이었다. 노태우 정부 때는 농림수산부 장관 다섯 명 가운데 윤근환(전남 함평), 김식(전남 강진), 강현욱(전북 군산)씨 등 세 명이 호남 출신이었다. 전두환 정부 때는 농림부 장관마저도 영남 출신이 거의 독차지했고, 유일하게 전북 무주 출신인 황인성씨가 한 차례 장관을 지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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