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소유 오산 땅, 건물 두채 빼고 대지만 올려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위한 재산신고에서 부인 소유 건물을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 후보자는 부인 엄아무개(54)씨가 경기 오산시 외삼미동 433-2에 소유하고 있는 1800여㎡ 넓이의 대지를 신고했지만, 이 땅에 건물이 있다는 내용은 빠뜨렸다. 24일 <한겨레>가 확인한 결과, 이 땅에는 엄씨 명의로 된 170여㎡ 크기의 건물 두 채가 세워져 지난 12일 등기가 이뤄졌다. 이 땅은 애초 논이었으나 지난 11일 대지로 지목이 변경됐다. 이 땅은 지난 2000년 엄씨가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을 당시 1㎡당 공시지가가 1만7600원이었으나 현재 24만5천원으로 14배 가까이 올랐다. 이에 대해 남 후보자는 “자료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시일이 촉박해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내용이 신고됐다”고 말했다.
또 부인 엄씨가 지난해 5월 사들인 경기 포천시 화현면 일대 논·밭 3900여㎡에 대해서도 남 후보자 쪽의 해명이 석연치 않아 의혹을 낳고 있다.
남 후보자 쪽은 “(엄씨의) 사촌 오빠의 한과제조 공장을 짓기 위한 용도로 샀으며, 토지거래 허가와 공장설립 승인도 받았다”고 해명했으나, 포천시의 토지거래 허가 공문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가받은 목적대로 허가 신청자가 직접 이용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허가 신청자는 ‘ㄷ한과 대표’인 엄씨로 돼 있다. 이에 대해 엄씨는 “사촌 오빠를 위해 우리는 비용을 대고 오빠가 직접 공장을 짓고 운영을 하는 방식으로 동업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 후보자가 부인 이름으로 신고한 경기 오산시 외삼미동 421-4 건물은 실제로는 딸(27)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남 후보자의 딸은 미국 시민권자로, 등기부 등본에도 ‘미합중국인’이라고 명기돼 있다. 이에 대해 엄씨는 “국회에 서류를 제출한 22일 밤 오류를 발견해 시정을 요구했지만, 주말이라 제대로 처리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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