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 영남 등 `텃밭' 현역 물갈이 정점
친박 탈락자들 `무소속 연대' 압박
친박 탈락자들 `무소속 연대' 압박
한나라당이 이번주초 현역 의원 `물갈이'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4.9 총선의 `화약고' 영남권을 비롯, 서울 강남권 공천자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당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는 10일 강남권을 제외한 서울 나머지 지역과 인천, 강원 지역 공천 심사를 마무리하고, 11일 부산.경남, 대구.경북 등 영남지역과 서울 강남권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해 가급적 이날까지 공천 발표를 완료할 방침이다.
현재까지 진행된 수도권 공천 심사과정에서 이규택, 이재창, 한선교 의원 등 현역 의원들이 상당수 탈락했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텃밭'인 영남권 심사에서는 현역 물갈이 폭이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대구.경북의 A, P, L, L, L, K, K, C 의원, 부산.경남의 L, L, P, C, H, K, K 의원 등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버전의 `살생부'가 공공연히 거론되고, `30명 교체설', `50% 교체설' 등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특히 이규택, 한선교 의원 등 측근들이 잇따라 낙천한 것에 반발, 사흘째 삼성동 자택에서 칩거중인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선 `영남권' 심사를 지켜보고 추후 행보를 결정한다는 입장이어서 더욱 긴장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 측근은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는 오늘 인천과 강원도 심사 결과를 비롯해, 결국 내일 공천 결과를 종합해서 어떻게 할 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영남권 공천 폭이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그때부터 심각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계파 좌장격인 부산 남구을의 김무성 최고위원을 비롯해 핵심 측근인 유승민(대구 동을), 이혜훈(서울 서초갑) 의원의 공천 및 당선 안정권으로 분류되는 서병수(해운대기장갑), 김재원(군위.의송.청송), 김성조(구미갑) 의원 등 몇몇 중진들의 포함 여부가 수용 여부를 판가름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표 핵심 측근들의 공천 향배와 박 전 대표의 결단 여하에 따라서는 '현역 물갈이'로 초래될 수 있는 당 내분이 총선 정국의 중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벌써부터 박 전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이날 오후 삼성동 자택 앞에서 탈당을 포함한 `용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가졌고, 이규택 의원을 비롯한 일부 낙천자들은 `친박 무소속 연대'를 만들겠다며 박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친박(친 박근혜) 의원들끼리 전화 통화를 하는 과정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 의원들의 무소속 연대 등의 이야기들도 나왔다"며 조직적 반발 움직임을 전했다.
`친이(친이명박)' 진영의 고민도 만만치 않다.
박근혜 전 대표측 반발의 명분을 최소화하면서 영남권 물갈이를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해 어느 정도 자파의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다, 여기에 확실한 `임팩트'를 더하기 위해서는 `거물급 희생양'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기 때문이다.
공천 확정으로 물건너 가는 듯 했던 이 대통령 형인 이상득 부의장 불출마 카드도 일각에서 다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고, 전략 지역인 서초을 김덕룡 의원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주중대사 등 `설'이 분분하다.
지난 6일 이 부의장과 김 의원이 시내에서 회동을 가진 것을 놓고도, 결국은 거취 문제와 관련한 의논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친이 진영에서는 현재 상황과 관련해 볼멘 소리도 나온다.
한 친이 성향의 의원은 "친이-친박 구도로 공천을 바라봐선 안되고, 물갈이를 전체적으로 하느냐 안하느냐가 문제"라며 "숫자로는 우리가 더 많이 날아갈 수도 있다. 이쪽에서도 곡소리가 많이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친이 의원도 "박 전 대표를 돕던 사람이라고 무조건 공천을 받아야 된다는 법이 있느냐"면서 "특별히 박 전 대표를 도왔던 사람이라고 해서 배려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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