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민주 이번주 최종심사·후보확정
‘텃밭 물갈이’로 수도권 민심잡기 승부
‘텃밭 물갈이’로 수도권 민심잡기 승부
4월9일 치러지는 18대 총선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9일, 각각 영남과 호남의 공천 작업을 진행 중인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폭풍 전야의 긴장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각 정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영·호남 물갈이 폭이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공천 쇄신’의 상징처럼 부각돼,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이 전례 없이 높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두 지역 현역 의원의 교체 폭은 수도권 민심과 각 당 내부의 계파간 역학구도에도 직접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8일까지 호남지역 후보자에 대한 1차 압축(2∼4배수) 작업을 마친 데 이어, 9일부터 여론조사 등 2차 검증에 나섰다.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은 호남 현역 의원 교체 폭과 관련해 “아직 그 결과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물갈이 폭이) 적어도 30%는 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합민주당은 평균 6.5 대 1에 이르렀던 호남지역 공천심사 결과를 이번주 초나 늦어도 중반께는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이미 단수 후보로 확정된 10곳(강재섭 대표, 박근혜 전 대표, 이상득 국회부의장 등의 지역구) 이외의 모든 영남지역 후보를 2∼3배수로 압축한 데 이어, 이번주 초부터 본격적인 후보 확정 작업에 들어간다. 공천심사위의 임해규 위원은 “11일부터 영남권 후보를 발표해 이번주 안으로 끝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영남권에는 ‘박근혜계’로 분류되는 다선 의원이 많아 이들의 탈락 여부에 따라 공천을 둘러싼 계파간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공천심사위의 1차 압축 대상엔 영남권의 다선 의원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영남권 68곳, 호남권 31곳 등 영·호남 지역구는 전체 의석의 3분의 1 선인 99석에 이른다. 17대 총선 때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바람이 선거 흐름을 좌우했다면, 이번 4·9 총선에서는 영·호남 현역 의원 교체 폭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김민전 교수(경희대 학부대학원)는 “영남과 호남에선 다수 유권자들의 생각이나 정책적 의견과 거리가 먼 인사들도 지역 정서에 기대 국회의원에 당선되곤 했다”며 “유권자들은 이번 총선에서 영·호남 물갈이를 각 정당이 자기 변신을 꾀하는 노력의 지표로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본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회의원 자질과 능력 검증이 이뤄지는 반면, 영남과 호남에선 본선 경쟁이 무의미한 만큼 각 당이 공천 과정에서 후보들에게 가혹한 검증의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것이다.
영·호남의 현역 의원 교체 비율은 수도권 민심과도 직결된다. 특히 통합민주당의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이 호남 물갈이의 폭을 ‘30%’로 제시하면서 한나라당도 이를 외면할 수 없는 처지다. 이번주 발표될 호남과 영남 지역 공천 결과에 따라 양당의 내부는 물론 총선의 전체 구도가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임석규 강희철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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