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씨 미 구치소 시절 동료, 법정서 진술
김경준(42·구속)씨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구치소에 함께 수감됐던 신경화(50)씨가 “지난해 11월 통합민주당 쪽 변호사로부터 ‘이명박 당시 대선후보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2억원을 제안받았다”고 증언했다.
신씨는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이경춘) 심리로 열린 김경준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한국으로 송환된 뒤인 지난해 11월 이아무개 변호사가 찾아와 ‘이명박 후보가 김백준씨 등을 통해 김경준과 협상을 제안했다’고 증언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그 대가로 2억원과 가석방·사면 보장 등을 제시했다”고 증언했다. 신씨는 “이 후보에 대한 허위 내용을 폭로하면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서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신씨를 접견한 것은 사실이지만 ‘허위사실 폭로’를 부탁하거나 대가를 제시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통합신당 쪽 손아무개 변호사의 부탁을 받고 신씨를 접견했다”며 “신씨가 김경준씨로부터 전해들은 얘기들을 확인하러 갔지만 아무런 사실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또 “국정원 등 한국 고위관리들이 김씨를 면회하고 돌아갔다는 얘기를 김씨로부터 직접 들었다”며 “박영선 통합민주당 의원이 에리카 김을 만났다는 얘기도 (김씨가) 했다”고 증언했다. 신씨는 “김경준씨가 허위 폭로를 부탁하면서 ‘술집을 차려주겠다’는 등의 대가를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경준씨 쪽 홍선식 변호사는 “당시 김씨는 언론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신씨에게 그런 부탁을 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도 “김경준씨 쪽과 한번도 접촉한 사실이 없다”며 “허위 증언을 한 신씨를 위증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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