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과반 못하면 사임”
손학규 “개헌저지선 100석”
이회창 “최소한 50석 달성”
손학규 “개헌저지선 100석”
이회창 “최소한 50석 달성”
‘4·9 총선 대전’의 공식 개막을 앞두고, 각 당 대표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각 당의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대표들은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당은 물론 자신의 정치적 운명도 갈리게 된다. 선거전에 임하는 자세가 비장할 수밖에 없다.
‘형님 공천’ 논란을 덮으려 자신의 공천까지 반납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 못하면 대표직을 사임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지난 25일 윤진식 후보(충북 충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강 대표는 “이명박이라는 큰 머슴을 제대로 일 시키려면, 작은 머슴인 한나라당 의원이 과반 의석인 151석을 차지할 수 있게 국민이 지지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보다 딱 1석만 더 달라는 자신의 호소가 먹혀든다면, 강 대표는 ‘6선 의원’을 포기하고 총선을 승리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을 수 있다. 대권 가도에 초석을 놓는 셈이며, 차기 총리 등 내각 요직에 기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당 안에선 나온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개헌 저지선(100석)’을 목표로 내놓았다. 100석은 힘 있는 야당이 있어야 정권의 일방 독주를 막을 수 있다는 ‘견제론’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손 대표는 이날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헌 저지선 확보를 위해 싸울 것이다. 힘겨운 목표지만 해내겠다”며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당 정치를 복원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민주당이 유일 대안 야당으로 양당 정치의 주역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대표의 ‘앞날’은 목표치 달성도 문제지만 종로에서 본인의 당락에 달려 있다. 초반 어려운 구도를 뚫고 서울 종로에서 살아 돌아올 경우 그의 입지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50석을 내세웠다. 그는 26일 오전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2~3차례 선거 정국의 변환이 올 때가 있다”며 ‘기회’를 기대하면서 “아직도 저희는 최소한 50석 이상은 가져야만 견제와 균형 세력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의 기반인 충청 지역구(24석)의 두 배가 넘는 목표치를 달성하게 되면, 이 총재는 자신이 ‘충청 맹주’임을 확인시키는 동시에 ‘전국 정당’ 대표로서 정치적 생명을 이어갈 강력한 힘을 얻게 된다.
부활이냐, 공멸이냐 두 갈림길에 놓인 진보 정당들의 목표는 ‘소박’한 만큼 더더욱 절박하다. 천영세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역구 10석, 비례대표 10석’을 확보하겠다는 뜻의 ‘텐텐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당 내부적으로는 지역구 2~3석, 비례대표 5~6석 정도를 실질적인 목표치로 보고 있다. 진보신당의 경우 지역구에서는 심상정·노회찬 공동대표가 살아 돌아오는 게 최대 목표다. 두 사람의 생환 여부는 그들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당의 운명까지 좌우할 수 있다. 심상정 대표가 원내교섭단체(20석) 구성을 공식 목표치로 밝히기도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두 대표의 당선에 비례대표 3석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조혜정 이지은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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