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YS·JP, 이 대통령에 인간적으로 ‘배신감’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도와달랄땐 언제고…’ 공천 불공정 성토
어제 대선뒤 첫 만찬회동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6일 회동해 한나라당 공천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이명박 대통령을 강력히 성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이 대선 이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이날 서울 강남의 한 한정식 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고 양쪽의 측근들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한나라당 공천 결과가 국민 여망과 다르게 편파적으로 진행됐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강한 인간적 배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김덕룡 의원은 박근혜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내가 권유해 이명박 쪽을 지원했다. 그런데도 공천에서 떨어뜨린 것은 인간적으로 할 일이 아니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강력히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이 대통령이 박종웅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던 사실도 소개하며 이 대통령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김종필 전 총리도 “많이도 아니고 측근 한두 사람의 공천을 부탁했는데 그것조차 외면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가 다른 사람이다”라며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의 한 측근은 “두 분이 한나라당 공천이 끝난 뒤에 약속을 잡았다. 두 분이 한나라당 공천 결과와 이명박 대통령의 처신을 놓고 많은 얘기를 나누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임석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