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특수 맞은 ‘선거 비즈니스’
정치세력 갈라져 규모 확대
가격 천차만별 유세 양극화
가격 천차만별 유세 양극화
4·9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선거 비즈니스’ 업계가 ‘반짝 특수’를 맞았다. 선거 전문가들은 “무소속 후보가 늘었고, 보수·진보 양 진영 모두 여러 정치세력으로 갈라져 선거시장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선거 비즈니스 업계의 정점에는 ‘정치컨설팅 업체’인 정치광고 기획사들이 있다. 이들은 여론조사부터 선거전략 선정, 홍보물 기획, 유세차 임대와 선거 운동원들의 밥값 계산까지 선거 기간에 후보자가 해결해야 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풀 옵션’으로 대행한다. 가격은 후보자가 누구인지, 선택 내역이 무엇인지에 따라 적게는 1천만~2천만원부터 많게는 1억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정치컨설팅 업체 ‘이(e)윈컴’의 김능구 사장은 “선거 비즈니스라 할 수 있는 업종은 컨설팅에서부터 로고송 제작까지 20여개에 이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추정한 총선 비즈니스 시장의 규모는 2천억원 안팎으로, 후보자별 선거비용 제한액(1억8600만원)에 후보자 수(1117명)를 곱한 값이다.
최근 들어 주목받는 업종은 로고송과 유세차다. 유권자가 후보자를 인식하는 ‘얼굴’이기 때문이다. 로고송을 만들려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저작권료’(50만원)를 내고, 작곡·작사가에게도 따로 ‘저작 인격권료’를 내야 한다. 후보자들이 선호하는 ‘뽕짝’의 경우 송대관의 <유행가>는 300만원, 장윤정의 <어머나>는 100만원이다. 이재술 인뱅크코리아 대표이사는 “15분 정도 유세를 진행하려면 한 곡으로는 부족해 후보마다 두세 곡은 만든다”며 “유행가로 로고송을 구성하면 제작비만 1천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유세차의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1t 트럭에 확성장치를 단 기본 옵션의 대여료는 700만원, 2.5t 트럭에 영상물을 틀 수 있는 100인치 발광다이오드(LED)나 피디피(PDP)를 장착한 고급 사양은 3천만원을 호가한다. 유세차 대여업체 ‘우리영상에이브이(AV)’를 운영하는 권혁종 사장은 “지지율이 떨어지는 후보의 경우 선전 문구를 바꿔 달라거나, 피디피를 설치해 달라는 ‘리콜’ 요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 선거자금 제한에 걸려, 번쩍번쩍한 상대 후보의 유세차를 보고도 발만 동동 구르게 된다. 정치 여론조사 전문업체 ‘더피플’의 장강직 사장은 “이번 총선의 변화는 공천자 선정을 위한 중앙당의 여론조사 요청이 많았던 점”이라며 “예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시장”이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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