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4·9총선] 농촌·섬 후보
지역구가 넓고 먼 농촌과 섬의 후보들은 고민이 많다.
강원도 철원·화천·양구·인제는 면적이 서울의 6.8배인 4154㎢로, 전국에서 가장 넓은 지역구다. 13일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후보들이 미처 들를 수 없는 동네가 수두룩하다. 후보가 갈 수 없는 곳엔, 선거운동원들을 보내 ‘리모콘 운동’을 벌이는 상황이다. 하루에 5~6시간 정도를 차에서 보낸다는 한나라당 박세환 후보는 “유권자들을 만나려면 1시간 넘게 달려야 하기 때문에 주로 차 안에서 유권자들에게 전화를 계속 걸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지역구도 넓디 넓다. 정세균 민주당 후보의 차는 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이후 주행거리가 6천㎞에 이른다.
섬마을 역시 선거운동이 쉽지 않다. 오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뿐 아니라 날씨가 나빠지면 발이 묶이기 때문이다. 경북 울릉군은 선거구가 포항 남구와 합쳐져 있는데, 한 번 다녀가려면 최소한 1박2일은 잡아야 한다. 그런데 유권자는 선거구민 전체의 4.2%밖에 안된다. 지난 27일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허대만 민주당 후보, 이성석 무소속 후보, 백운학 평화통일가정당 후보 4명 중 울릉도 출신인 백 후보만 한차례 다녀갔다고 한다.
백령도·영흥도·연평도·대청도 등 큰 섬만 꼽아도 7개나 되는 인천 옹진군도 후보들이 애먹는 곳이다. 그래서 후보 대신 주로 부인들이 섬을 돌며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섬으로만 이뤄진 전남 신안군도 비슷하다. 후보들은 섬마다 돌아다니기 어려워 주로 목포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오가는 섬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유주현 이지은 기자 edign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