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에서 한복 두루마기를 입고 의정활동을 했던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7일 오전 진주 경상대 앞에서 청바지를 입은 채 율동을 하며 유세를 하고 있다. 강기갑 의원 제공
한복 벗은 강기갑 청바지 입고 젊은층 ‘유혹’
박주선·권택기는 조명 어깨띠·야광조끼 입어
박주선·권택기는 조명 어깨띠·야광조끼 입어
‘톡톡 튀어라.’
4·9총선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기기묘묘한 이색 선거운동이 속출하고 있다. 밋밋하고 딱딱한 유세로는 유권자들의 눈길을 붙잡아맬 수 없기 때문이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후보(경남 사천)는 7일 ‘청바지 유세’에 나섰다.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호소하겠다며 늘 입고 다니는 한복을 벗어 던졌다. 그는 이날 청바지에 남방셔츠, 등산화 차림으로 진주 경상대 정문 앞에서 합동유세를 벌였다. 박주선 민주당 후보(광주 동구)는 ‘LED 조명장치’가 설치된 ‘첨단 어깨띠’를 두르고 다닌다. 어깨띠의 파란불과 빨간불이 교차하면서 밤이면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LED시범단지 조성’ 등 공약을 선전하는 효과도 누린다. 권택기 한나라당 후보(서울 광진갑)는 형광빛 야광조끼에 빨강 막대봉을 든 방범복 차림으로 지역구 밤거리를 훑는다.
악기도 소품으로 등장한다. 김성순 민주당 후보(서울 송파병)는 유세장에서 트럼펫을 연주해 유권자들에게 색다른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오병주 한나라당 후보(충남 공주·연기)는 하모니카를 불며 거리를 누빈다. 젊은층엔 최신가요를, 고령층엔 트로트를 연주한다. 자신의 음반을 낸적이 있는 정두언 한나라당 후보(서울 서대문을)는 동사무소 노래교실을 찾아다니며 주부들에게 트로트를 불러준다.
유세차를 이용한 선거운동도 각양각색이다. 민주당 한명숙(고양 일산덕양동), 이경숙(서울 영등포을) 후보는 전기로 가는 꼬마자동차를 타고 골목골목을 누비고 있다. 1인용 배터리 충전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친환경’ 후보임을 부각시키고, 주민들한테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전략이다. 박명환 한나라당 후보(서울 광진을)는 오픈카를 타고 지역구를 다닌다. 정청래 민주당 후보는 유세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길옆의 가게 이름을 일일이 소리쳐 부른다. “○○약국 사장님, 우리 집사람도 약사입니다. 부자 되고 건강하세요”라고 외치며 가게 주인은 물론 행인들의 시선을 잡아 당기고 있다. 공약과 구호만 외치는 것보다 유권자들의 주목도가 한결 높다고 한다.
후보들의 펼침막 구호도 기지가 넘친다. 무소속 유시민 후보(대구 수성을)는 ‘유시민은 국회로, 주호영은 청와대로’라는 이색구호를 내걸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주호영 한나라당 후보는 낙선해도 청와대의 수석비서관이나 장관으로 발탁될테니 자신을 찍어달라는 내용이다. 김성욱 민주당 후보(서울 강남갑)은 펼침막 자체를 거꾸로 매달아 눈길을 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강남을 완전히 바꿔보자는 의미라고 한다. 종로에는 ‘레즈비언 국회의원’, ‘종로여 진보와 연애를’이란 펼침막이 등장했다. 성적소수자임을 숨기지 않는 최현숙 진보신당 후보가 내건 것이다.
임석규 이지은 기자 sky@hani.co.kr
박영희 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가운데)가 7일 오후 국회에서 이덕우 공동대표(오른쪽 두번째)·김혜경 선대위원장(왼쪽 두번째) 등과 함께 정당투표에서 진보신당을 선택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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