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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아파트의 힘

등록 2008-04-15 13:50

거대한 아파트의 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서울의 강북. 4월9일 총선을 알리는 벽보에 ‘층수제한을 풀어내고 뉴타운 지정을 늘리겠다’는 한나라당 후보의 공약이 눈을 사로잡는다. 통합민주당은 강북에서는 유일하게 이 지역에서 당선자(강북구을 최규식)을 냈다.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거대한 아파트의 왕국으로 거듭나고 있는 서울의 강북. 4월9일 총선을 알리는 벽보에 ‘층수제한을 풀어내고 뉴타운 지정을 늘리겠다’는 한나라당 후보의 공약이 눈을 사로잡는다. 통합민주당은 강북에서는 유일하게 이 지역에서 당선자(강북구을 최규식)을 냈다. 사진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이명박 대통령 살린 서울, 강북 지역 아파트값 상승과 재개발이 ‘싹쓸이’ 낳아

4월9일 밤 10시, 집에서 텔레비전으로 총선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청와대 직원들은 당장 출근하라는 호출을 받았다. 비상이었다. 정무·민정수석실의 비서관과 행정관들은 부리나케 집을 나섰다. 과반수인 153석을 획득했지만, 청와대에서 볼 때는 패배였다. ‘이명박’이란 브랜드로 총선을 치른 한나라당은 텃밭인 영남의 곳곳에서 무릎을 꿇었다. ‘박근혜’ 브랜드를 내세운 친박연대와 무소속 후보들에게 패한 것이다. 생존율은 67.4%에 불과했다. ‘대운하’의 최대 수혜지가 될 것으로 공언했던 충청권에서는 1곳(제천·단양)을 제외하고는 전패했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 한나라당은 ‘180석+α’를 해야 승리한 것이며, 민주당은 80석 이상만 획득하면 선방한 것”고 말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이번 총선은 ‘이명박’ 브랜드의 패배라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경제가 아닌 견제’를 선택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을 살린 곳은 따로 있었다. 수도권이었다. 서울이었다. 수도권 전체 111석 중 한나라당은 81석을 차지했다. 72.9%다. 서울(48석)에서는 40석을 건졌다. 83.3%의 승률이다. 이곳에선 ‘견제가 아닌 경제’를 선택했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이던 서울 강북 지역이 대거 넘어왔다.

이유는 아파트였다. 18대 총선, 수도권의 이변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아파트 투표’다. 2008년 2월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직전에 시작된 서울 강북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과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4월9일 한나라당의 강북 지역 ‘싹쓸이’란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18대 대선에서 서울 강남지역은 ‘종합부동산세 폐지’라는 계층적 이해로 뭉쳐 이명박 후보에게 쏠리는 ‘계층투표’ 현상을 보였다. 18대 총선에서는 서울 강북 지역에서 유사한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아파트의 계급화’라고 불렀다. ‘아파트 계급’, ‘아파트 계층’의 등장이다. <한겨레21>은 4월9일 총선에서 드러난 아파트촌의 투표 성향을 미시적으로 들여다봤다. 주거형태와 표심의 상관관계를 실증적으로 확인해보는 최초의 시도다.


<한겨레21> 이태희 기자hermes@hani.co.kr
<한겨레21> 최성진 기자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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