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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 대통령 ‘조급함’ 정책 무리수, 당 “뒤치다꺼리 하는 식 안돼”

등록 2008-04-18 20:41수정 2008-04-18 23:24

새 정부 들어 첫 고위당정협의가 열린 18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왼쪽)가 한승수 총리와 이야기하던 중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A href="mailto:khtak@hani.co.kr">khtak@hani.co.kr</A>
새 정부 들어 첫 고위당정협의가 열린 18일 오전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왼쪽)가 한승수 총리와 이야기하던 중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당·정 ‘충돌’ 배경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18일 당·정·청 협의회는 한나라당이 줄곧 정부와 청와대를 강하게 성토하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강재섭 당대표는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작심한 듯 “한나라당이 여당이라고 하여 무조건 정부 편을 들어준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따질 것은 따지고, 잘못은 확실히 바로잡아 나가는 것도 국민이 바라는 여당의 모습이라고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정책을 추진할 때) 여당과의 사전 협의, 정치권의 협조와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꼬집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각 부처가 여당의 정책조정위원회와 긴밀하게 대화한 다음에 정책을 발표해 줬으면 좋겠다”며 “지금처럼 일방적으로 정부에서 발표하고, 우리는 뒤치다꺼리하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짚었다. 그는 “미국처럼 이명박 대통령도 야당 의원들을 설득하고 정부도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이 대통령의 정치력 문제도 정면으로 거론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과 전재희 최고위원 등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설익은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질책이 쏟아지자, 류우익 대통령실장은 몸을 낮춰 사과했다. 그는 “당·정·청 협의가 다소 소홀했던 것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당·정·청의 원만한 소통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이처럼 여당이 갓 출범한 정부와 청와대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과거에 당정 갈등이 없었던 바는 아니지만, 대체로 대통령의 힘이 빠지는 임기 말에나 빚어졌던 까닭이다.

사태의 근본적 배경으로는 당·정·청 협의채널은 갖춰지지도 않은 마당에, 청와대가 조급증을 드러내며 앞서 달리는 문제가 꼽힌다. 청와대에 의견을 전달하고 싶어도 통로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하는 여당 의원들이 많다.

청와대 쪽은 총선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당과 충분한 협의를 하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혁신도시, 학교 자율화 문제, 그리고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 등이 한두 달을 다툴 정도로 화급한 사안이라고 보는 당 관계자는 거의 없다.

당·정·청 시스템이 무시되는 이면에는 이 대통령 특유의 ‘여의도 정치’ 혐오증도 작용하는 듯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기업 시이오(CEO) 출신인 이 대통령이 시간이 걸리는 당·국회·시민사회 등과의 공론화 과정을 국력 낭비로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워싱턴 동포 간담회에서도 “청와대와 내가 먼저 변화하려고 하는데 어떤 사람들은 ‘내가 너무 설친다’고 한다. 그러나 변화의 시작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소통과 협의 보다는 속도를 우선하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유주현 성연철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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