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강재섭대표 회동서 말해
이명박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4·9 총선 공천 결과에 대해 ‘사실 나도 속았다’고 말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17일 일부 지방 언론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과의 지난 11일 정례회동에서 오간 대화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강 대표의 한 측근이 전했다.
강 대표는 “정례회동에서 공천 얘기가 화제에 오르자 이 대통령께서 ‘박근혜 전 대표가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사실 나도 속았다’고 말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또 “공천을 누구 한 사람이 좌지우지한 게 아니라 공천심사위가 자율적으로 결정했다. 나도 영남권 공천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현역 의원들이 그렇게 많이 떨어진 것을 보고 나도 충격을 받았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속았다’고 말한 것은 기만당했다는 것이 아니라 워낙 충격적이었다는 맥락이었다”고 설명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강 대표의 한 측근은 “이번 공천은 청와대와 강 대표가 전혀 개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천심사위원회가 완전히 자율권을 가지고 공천을 한 것이라는 의미의 발언”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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