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인천 경제자유구역 확정 직전 밭 1353㎡ 사들여
공시지가만 2.6배 올라…“남편 친구 삼촌이 매입 권유”
공시지가만 2.6배 올라…“남편 친구 삼촌이 매입 권유”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이 인천 경제자유구역이 확정되기 직전인 2002년 6월 자유구역 안의 농지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나 ‘땅투기’ 의혹을 낳고 있다. 또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1983년 8월 경기 성남 금토동 인근 농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은 84년 12월 경기 안산 일대 농지를 매입하면서 각각 위장전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4일 공개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차관급 이상 고위공직자 103명의 재산등록 내역을 보면, 박 수석은 숙명여대 교수로 재직하던 2002년 6월 남편 이아무개 고려대 교수 이름으로 인천시 중구 운복동의 밭 1353㎡를 사들였다. 이곳은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포함돼 토지거래 허가지역으로 지정(2002년 11월)되기 불과 다섯 달 전이다.
이 땅의 공시지가는 2002년1월 1㎡당 5만2800원에서 2007년 1월 13만7천원으로 2.6배 가량 올랐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이 땅이 현재 공사 중인 인천공항고속도로 금산나들목과 공항철도 운북역,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개발 중인 운북종합레저단지와 차로 10분 정도 떨어져 앞으로도 땅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수석의 땅투기 의혹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농사를 짓고 있는 남편 친구 삼촌의 권유로 매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은 고려대 경제학과에 재학하던 83년 8월16일 경기 성남 금토동 617-1 등 네 필지 논·밭·임야 등 1만여㎡를 사면서 주소지를 이곳에 뒀으나, 1년 뒤에는 애초 거주지인 서울 강남구 신사동 650-12로 다시 옮겼다. 이 마을 토박이 권아무개씨는 “곽 수석이 마을에 들어와 산 적은 없다”고 말했다. 곽 수석은 “땅은 부친이 증여했으며, 관련 세금도 모두 납부해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이봉화 복지부 차관도 86년 12월 경기 안성시 원곡면 지문리 495-2 5653㎡ 등 전답 세 필지를 살 때 주소를 안성군 원곡면 지문리 455에 뒀지만, 3년 뒤인 89년 4월29일에는 현 거주지 근처인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로 옮겼다. 이 차관은 73년부터 35년 동안 서울시 공무원으로 재직해 경기 안성과 특별한 인연은 없다. 이 차관은 “당시 관행대로 남편이랑 같이 부동산의 소개로 샀다”고 답했다.
길윤형 최현준 노현웅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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