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재산의혹’ 논란 확산

‘도덕파탄’…민주당, 이대통령에 비난 화살
‘부글부글’…한나라 “지지율 까먹고 있다”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청와대 인사들을 놓고, 야당은 27일 거듭 사퇴를 촉구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투기의혹과 거짓 해명으로 퇴출 선고를 받은 청와대 수석이 다시 버티기에 나서고 있다”며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에 대해 국민이 나서서 정리해고하고 국민주권을 되돌려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이동관 대변인도 투기가 아니라고 버티다가 하룻만에 시인했고, 곽승준 국정기획수석과 김병국 외교안보수석은 모든 불법이 아버지의 이름으로 저질러졌다며 자신의 잘못을 부정하고 있다”며 “도덕불감증 정도가 아니라 거의 도덕파탄”이라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이어 “인사파동, 물가폭등, 굴욕외교 등 두 달간 국정운영을 돌아보면 준비가 안 된 채 청와대에 들어온 사람은 대통령 자신”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에 화살을 돌렸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인사정책에 국민이 절망하고 있다”며 “문제인사들은 모두 사퇴하고 대통령도 잘못을 시인하고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장관 인선 때와는 달리 한나라당은 “청와대가 알아서 해결할 일이지, 우리가 말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공개적인 발언을 삼갔다. 이 대통령의 측근들은 “문제 있는 이들 모두의 경질을 요구하는 것은 이 대통령한테 청와대 참모 인선의 잘못을 인정하라는 얘기다. 게다가 임기 초반부터 여당이 대통령을 흔들어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내부적으론 부글부글 끓었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언론을 통해 이미 다칠 만큼 다쳤으니 더는 직무수행을 못한다고 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박미석 수석은 표절문제로 임명될 때부터 논란을 빚더니, 결국 땅 투기·거짓 해명 의혹에까지 휩싸여 대통령 지지율을 까먹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사의 표명 이후 사태 해결을 위한 당의 공식적인 의견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선 박 수석 한 사람 처리로 족하다는 견해와, 좀더 근본적인 인사쇄신책이 필요하다는 견해 등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혜정 김태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