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3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협상 경위에 대한 국정조사’의 추진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선택 자유선진당, 김효석 통합민주당, 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한나라 “야권 요구 수용안해” 무대응 전략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못할 것” 분석 깔려
야 3당도 아직은 ‘미적’…여론향배가 관건
“장관 해임건의안 강행못할 것” 분석 깔려
야 3당도 아직은 ‘미적’…여론향배가 관건
여야가 ‘쇠고기 문제’를 놓고 힘대결 국면으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이 8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 등 강경한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한나라당은 이를 ‘정략적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응하지 않기로 했다.
청문회로 상황이 매듭지어지길 바라는 여당의 희망과 달리 야 3당은 압박의 수위를 차근차근 높여갈 태세다. 민주당은 공세의 수위를 적절하게 조절하며 야권의 단일대오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주 안으로 야3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석하는 6인 회담을 열어 야권의 발을 맞추기로 했다.
한나라당으로선 야 3당이 이날 합의한 5가지 조처 가운데 어느 하나도 선뜻 받아들이기가 부담스러운 처지다. 강재섭 대표와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만나 5개 조처 가운데 어떤 것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야권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무대응으로 회피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어떤 일정에도 응하지 않겠다. 임채정 국회의장도 여당이 동의하지 않는 안건을 밀어붙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이런 기조를 잡은 데는 야 3당이 정운천 장관 해임안 등을 힘으로 밀어붙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한 당직자는 “야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여당은 당할 수밖에 없지만 그러면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 국정의 발목을 붙잡는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론의 향배다. 당장 15일 농림수산식품부의 고시가 이뤄지면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로 물밀듯이 들어오게 된다. 야당은 공세의 고삐를 더욱 조일 게 뻔하다. 비난여론이 비등하면 한나라당은 사면초가의 어려운 처지로 내몰릴 수도 있다.
한나라당 한켠에선 자성론도 나오고 있다. 전재희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과 정부가 면모를 일신하는 좋은 기회로 삼고 언론의 질타를 감사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지금은 뭐가 잘못됐는지를 냉철하게 반성하고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고라도 고칠 것은 고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야 3당도 정운천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를 결행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닌 것 같다. 민주당 136석, 자유선진당 9석, 민주노동당 6석을 합치면 과반인 151석이어서 수치상으론 해임건의안 처리가 가능하다. 하지만 국회에서 실제로 해임건의안을 처리하려면 본회의 보고 등 복잡한 절차가 남아있다. 국회파행도 감수해야 한다. 여론이 돌아설 수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러가지 전략적, 전술적 고려사항이 많아서 김효석 원내대표도 숙고를 하고 있다”며 “아직 최종적인 방향이 잡힌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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