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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희태 대표론’ 영남파-수도권파 또 붙는다

등록 2008-05-16 19:35수정 2008-05-17 01:52

이상득계 노장파 ‘우호적’-이재오계 소장파 ‘반기’
‘대항마’ 마땅잖아 고민…친박 복당 싸고도 이견
차기 당 대표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박희태 의원을 놓고 한나라당의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 ‘비토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런 견제론은 어느 지역 출신이 한나라당의 주도권을 쥐느냐가 세력 다툼의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어서, 향후 한나라당의 진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본 구도는 이상득 국회 부의장 등 영남 노장파들이 박 의원을 당의 간판으로 앉히는 데 우호적인 반면, 이재오 의원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인사들은 이를 마뜩잖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지역의 한 중진 의원은 “이제 한나라당이 수도권당이 됐는데, 이런 분위기를 반영할 수 있는 인물이 당 대표를 맡아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4·9 총선 때 서울·경기·인천 세 곳에서 81명의 당선인을 냈다. 반면, 부산·대구·경북·경남·울산 등 영남권은 모두 합쳐도 46석이다. 17대 국회에서 수도권이 38석, 영남권이 62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순식간에 수도권당으로 옷을 갈아입은 셈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지역 의원들은 ‘한나라당=영남당’이라는 낡은 인식을 깨기 위해선, 수도권에서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이재오 전 최고위원 쪽에선 ‘박희태 대표’는 한나라당이 민정당 시대를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징표로 여기고 있다. 과거 한나라당의 틀에서 벗어난 좀더 젊고 참신한 인물이 ‘이명박 시대’와 어울린다는 주장이다. 영남이 대표하는 보수성 대신, 수도권이 상징하는 합리성·중도성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비교적 젊은 수도권 의원들로선 20년 동안 여의도 정치에 몸담은 박 의원이 당 대표를 맡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측면도 있다.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낙마로 구심점을 잃은 이재오계로선, 노회한 박 의원을 상대하기가 녹록지 않다는 판단이다.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서도 영남권과 수도권은 차이가 난다. 이명박계 영남권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아무리 이명박 대통령을 불신하더라도 끝까지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박희태 의원이 친박 인사 복당에 “더 많을수록 좋다”며 너그러운 태도를 밝히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영남권에서 영향력이 센 박 전 대표와 지역적 기반이 겹치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수도권 의원들은 “끝내 함께할 수 없다면 선을 그어야 한다”는 쪽이다. 수도권 소장파에 속하는 한 인사는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 대해서 똑부러진 입장을 갖고 있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어차피 함께할 수 없다면 차라리 갈라서는 게 낫지 않으냐”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을 배제한다고 하더라도, 대안이 마땅찮다는 게 수도권 의원들의 고민이다. 현재 박 의원의 대항마로 언급되는 안상수 원내대표는 당내에서 세 기반이 그리 탄탄하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차기 원내대표-정책위의장으로 각각 서울과 경기 성남이 지역구인 ‘홍준표(원내대표)-임태희(정책위의장)’ 쪽으로 여론이 모아지고 있어 당 대표마저 수도권 의원이 된다면,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도 수도권 의원들의 부담이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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